(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증가한 데다 최근 급등에 따른 고점 인식도 더해지면서 소폭 하락했다.

2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1달러(0.6%) 하락한 65.8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지표와 이란 제재 강화 여파를 주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548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0만 배럴 증가보다 훨씬 많이 늘었다.

휘발유 재고는 214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66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0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2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봤다.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줄었지만, 원유 재고가 늘어난 점이 시장에 부담을 줬다.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로 유가가 최근 급등하면서 고점 인식이 커진 상황이기도 하다.

미국 재고 증가로 유가의 상승세가 진정됐지만,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팽팽하다.

미국이 이란 제재 예외를 종료키로 한 이후 이란산 원유 공급 부족분을 보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명확한 증산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원유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사우디가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면서도, 즉각적인 조치는 없을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팔리 장관은 5월 사우디의 산유량은 전월과 대비해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와 이란 제재 강화 등에도 원유 재고는 실제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즉각적으로 뭔가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과 합의한 생산량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지만, 6월 산유량은 원유 수요 국가의 필요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제재 강화에 따른 이란의 반발도 불안 요인이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이란의 원유 판매와 호르무즈 해협 이용을 중단시키려 할 경우 결과에 대비해야 할 것이란 경고를 내놨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유가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요인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면서 "브렌트유가 80달러를 향해 오를 가능성이 70달러로 떨어질 가능성보다 크다"고 말했다.

반면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글로벌 원유 재고가 풍부한 만큼 이란 제재에 따른 유가 급등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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