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최근 국고채를 매도하고 있다. 반면 회사채는 매수하고 있다. 국고채 3·5년물 금리가 단기 금리를 밑돌면서 국고채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 등이 금리 매력이 높은 회사채를 발행하고 연기금이 이를 사들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연기금, 국고채 2천억원대 순매도…"금리 매력 떨어졌다"

2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17일부터 전날까지 국고채를 2천345억원 순매도했다. 4천543억원을 사들이고 6천888억원을 내다팔았다.

잔존만기별 연기금의 국고채 순매도 규모는 1년 이하 500억원, 2년 이하 600억원, 3년 이하 740억원, 10년 이하 1천439억원을 기록했다. 5년 이하와 10년 초과 국고채만 각각 796억원, 137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연기금은 회사채를 3천732억원 순매수했다. 5천602억원을 매수하고 1천870억원을 매도했다. 잔존만기별 연기금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는 5년 이하 1천600억원, 10년 이하 1천951억원, 10년 초과 6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연기금의 채권 매매를 두고 시장에서는 국고채의 금리 매력이 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현행 2.25~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며 "특히 올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형성됐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이후에도 그런 기대감이 없어지지 않았다"며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 연구원은 "이 때문에 일부 국고채 금리가 단기금리를 밑돌고 있다"며 "국고채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전날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749%로, 기준금리(1.75%)보다 낮다. 또 CD금리(1.850%)와 CP금리(1.970%)를 밑돌고 있다. 국고채 5년물 금리도 1.791%다.



◇ 연기금, 금리 매력 높은 회사채에 '관심'

최근 메리츠화재 등 시장 지위가 안정적인 회사가 금리 매력이 높은 회사채를 발행하고 연기금이 이를 매수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지난 22일 후순위채 2천500억원을 발행했다. 만기는 10년이며 금리는 3.400%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8일 신한금융지주 126-1을 2천억원 찍었다. 만기는 5년이며 금리는 1.974%다. 같은 날 신한금융지주 126-2를 1천억원 발행했다. 만기 7년에 금리는 2.030%다.

연기금은 이들 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실제 연기금과 보험사는 메리츠화재 후순위채를 1천800억원 사들였다. 신한금융지주 회사채도 1천350억원 매수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메리츠화재와 신한금융지주 등이 발행한 회사채 금리는 국고채 금리보다 높다"며 "메리츠화재 후순위채 금리는 3.400%인데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912%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국고채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연기금이 리스크를 안고 회사채를 사들이고 있다"며 "회사채 중에서도 시장 지위가 안정적인 곳을 사들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yg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