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외환당국이 달러-원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에 우려감을 드러냈다. 다만,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데다 올해 1분기 수출 부진에 따른 국내총생산(GDP) 쇼크로 추세적인 흐름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장중 1,161.40원까지 상승했다.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이면서 지난 2017년 1월 31일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지난 23일 종가 1,141.80원과 비교하면 이틀 만에 거의 20원이나 올랐다.

이를 의식한 듯 김회정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이날 연합인포맥스와 통화에서 "비정상적 상황 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 적극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러-원이 급하게 오르면 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경제에 대한 펀더멘털 우려는 지속해서 있었는데, 어제오늘 유독 달러-원 환율이 크게 뛴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이를 기점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달러-원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경제 상황을 보면 급격한 쏠림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지만, 점진적인 달러-원 상승국면은 일정 부분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원화만 나 홀로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내총생산(GDP) 관련 긴급관계장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환율이 오른 것은 전반적으로 달러 강세와 이란 제재 예외조치 중단에 따른 원유 동향, 국내 경제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달러-원 상승에 글로벌 달러 강세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여기에 내부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다. 올해 1분기 GDP는 수출 부진 등으로 전분기보다 0.3% 역성장했다. 대외적인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 둔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들어 수출 둔화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외환 당국의 입장에서도 수출을 늘리기 위해 고환율 정책을 펴기에는 부담스럽겠지만,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달러-원 상승세를 일정 부분 용인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올해 원화가 아시아 국가의 다른 통화보다 약세를 보인 것도 이런 이유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31일과 비교하면 달러화 대비 원화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3.74% 절하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아시아지역 주요 통화인 싱가포르 달러화(SGD)와 태국 바트화(THB)는 각각 0.03%와 0.64% 절상됐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달러-원 상승압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그동안 한국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 업황의 부진이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며 "한국경제가 살아난다는 명확한 시그널이 감지되지 않는 이상 달러-원도 아래쪽보다 위쪽으로 향하는 횡보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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