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이란 제재 강화 등에 따른 공급 위축 우려에도 미국 재고 증가, 가격 부담이 맞서며 하락했다.

2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8달러(1.0%) 하락한 65.2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 제재 강화 여파 등 공급 위축 우려를 주시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만큼 레벨 부담도 한층 커졌다.

유가를 밀어 올릴 수 있는 소식은 이날도 나왔다.

독일과 폴란드는 드루즈바 송유권을 통해 수입하던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오염물질 등 품질상의 우려로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송유관은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을 운송하는 핵심 원유 수송 경로다. 글로벌 원유 수요의 1%를 점한다.

독일과 폴란드의 조치로 하루평균 70만 배럴의 원유 수송이 중단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에 이어 공급 차질 우려를 부추길 수 있는 소식으로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75.60달러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유가는 하지만 고점 인식과 미국의 재고 증가 등으로 인해 반락했다.

전일 미 에너지정보청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548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4억6천63만 배럴로 지난 2017년 10월 이후 최고치 수준까지 늘었다.

이란 제재 강화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발언도 이어졌다.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는 "이란산 원유를 유연하게 대체하고,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충분한 원유 공급 물량이 시장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의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라이스타드에너지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사우디의 동맹이 이란산 원유를 보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뵤나르 톤하우겐 라이스타드에너지 원유 조사 대표는 "사우디와 몇몇 동맹은 이란 수출 감소분보다 더 많은 대체 물량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사우디와 러시아, 아랍에미리트(UAE)는 하루평균 130만 배럴을 감산했는데, 이는 이란산 원유 손실을 보충하고도 남는 규모다"고 말했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드루즈바 송유관의 이물질 문제는 다음 월요일까지 해결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해서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알람 수석 시장 연구원은 "미국과 사우디, UAE가 이란산 원유 공급 차질을 보충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여전히 크다"면서 "사우디가 UAE가 유가를 올리기 위해 생산량을 억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어떤 이유로 생산량을 다시 늘리게 될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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