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최근 ICT 업계에서 미래에셋그룹이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4차산업 혁명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최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의 3대 주주로 오르기까지 ICT 업계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의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지분 7.7%를 매각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한 데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컨소시엄은 약 4천억원 정도를 투자하게 된다.

미래에셋의 ICT 기업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네이버와의 제휴 관계가 대표적이다.

2017년 7월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해 제휴를 맺고 상대 회사의 자사주를 각각 5천억원씩 매입했다.

당시 미래대우가 매입한 네이버 주식은 56만3천63주로 1.71%였다.

네이버는 5천억원 규모의 미래에셋대우 주식 4천739만3천364주(7.11%)를 사들였다. 네이버 측에서는 당시 창사 이래 최대 금액의 투자였다.

2018년에도 인연은 이어졌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와 함께 아시아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2천억원 규모의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 그로쓰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이 펀드는 인도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인터넷플랫폼, 헬스케어, 전자상거래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됐다.

최근에는 인도 온라인 슈퍼마켓인 '빅바스켓'에 68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중국의 알리바바와 영국개발공사(CDC)도 투자에 참여했다.

올해 초에는 인도네시아 유니콘 기업인 '부깔라팍(Bukalapak)'에도 이 펀드로 5천만 달러를, 지난해에는 동남아의 승차공유회사인 그랩(Grab)에 1억5천만 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그동안은 주로 네이버와 결성한 펀드를 활용했으나, 이번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에는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만 단독으로 들어가 ICT 업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단순히 지분만 투자하는 게 아니라, 향후 합병법인의 기업공개(IPO)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이 사모펀드(PEF) 형태 투자와 4차 산업혁명에 몇 년 전부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 투자도 SK텔레콤의 미디어 사업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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