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최근 호주의 채권 금리가 한국에 선행하면서 기준금리 하향 조정에 있어서도 한국은행의 연쇄적인 반응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중국 경제와의 깊은 연관성, 유사한 기준금리 수준 등 한국과 호주는 닮은 점이 많아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2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동향은 호주 금리의 영향을 받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인하 기대에 호주 금리가 하락하면 외국인이 한국 국채선물 시장에서 이와 연동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현물 채권 시장의 강세를 선도하는 흐름이다.

실제로 지난 24일 호주의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이 예상치인 1.5%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호주 3년 국채 금리는 장중 10bp 넘게 하락했고, 이 영향에 국내 채권시장도 강세로 마감했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4월 초·중순에는 외국인들이 호주와 뉴질랜드 데이터를 보고 매매량을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조달 금리보다 낮아 국채를 사면 손실이 나는 특수한 상황"이라며 "이런 시기에는 시장이 수급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외국인이 가격을 이끌면 선물을 따라 현물도 같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시장 금리뿐만 아니라 호주와 한국 기준금리도 거의 일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파랑)과 호주(노랑) 기준금리 추이>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호주와 뉴질랜드의 선행적 인하를 하나의 근거로 삼아 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호주의 기준금리는 1.5%, 뉴질랜드는 1.75%로 한국과 유사한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2016년에 호주와 뉴질랜드가 금리를 인하하면서 우리나라도 한 바 있다"며 "2016년 당시처럼 금통위가 매달 있다면 2분기 데이터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올해는 5월 다음 금통위가 7월에 있어 5월을 쉽게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등 글로벌 경제가 2분기에 반등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고 있는 한은의 논리가 힘을 받을 수도 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 25일 2분기에 경제가 1.2% 성장하고, 3~4분기 성장률이 0.8~0.9% 수준을 나타낸다면 올해 전체적으로 2.5%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신동준 KB증권 자산배분전략 상무는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는 2분기 이후 중국 경제의 회복세는 더 뚜렷해질 것"이라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던 미국 경제도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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