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30일~1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성장과 물가라는 엇갈린 신호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 3월 FOMC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올해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신호를 줬다.

이후 시장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연준이 올해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을 강화해왔다.

4월 FOMC를 며칠 앞두고 나온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로 3.2%를 기록, 시장 예상치인 2.5%를 웃돌았을 뿐만 아니라 1분기 기준으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수치는 통상 계절적으로 1분기 성장세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빗나간 것일 뿐만 아니라 미국이 조만간 리세션에 빠질 것이라던 우려를 무색게 했다.

성장률은 긍정적으로 나왔으나 이는 일시적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이번 성장률 반등을 이끈 수출, 재고, 정부 지출 등을 제외할 경우 민간소비 증가율은 연율로 1.3%에 그치고,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작년 4분기 2.5% 증가에서 1.2%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1분기 성장률에 완전히 환호하기도 쉽지 않은 것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같은 날 발표된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연율로 0.6% 증가해 작년 4분기의 1.5% 증가에서 크게 낮아졌다.

근원 PCE 가격지수도 1.3%를 기록해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았다.

앞서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1.5% 근방에 머물 경우 "극도로 긴장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통해 보험에 드는 것에 대해 분명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즉 몇 달간 근원 인플레이션이 1.5% 근방에 머무를 경우 금리 인하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장률이 오르고 있음에도 물가 압력이 커지지 않는다는 점은 연준 위원들을 고민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성장률 깜짝 반등에도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오히려 커졌다.

시장은 올해 12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65.1%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34.9%로 반영하고 있다. 1주일 전에는 12월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이 40%에 그쳤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낮다는 것은 수요가 약하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연준은 한동안 경기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ING의 제임스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6일자 보고서에서 연준이 올해 금리를 올리진 않을 것이라며 동시에 현 단계에서는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노디어은행의 셰틸 올센 이코노미스트는 같은 날 보고서에서 "성장률이 예상보다 강하지만, 연준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더 중요하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그동안 인플레이션과 인플레 기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힘든 싸움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는 점에서 연준이 긴축을 재개하려면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크게 웃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실망스러운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하에 대한 논쟁도 촉발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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