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美 GDP 깜짝 성장에도 채권은 왜 강해질까
<배수연의 전망대>美 GDP 깜짝 성장에도 채권은 왜 강해질까
  • 승인 2019.04.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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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미국 뉴욕 등 글로벌 금융시장은 전통적인 경제학 범주를 벗어나 움직이고 있다. 정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여 할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동반 랠리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경제학자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일부 전문가 집단은 전통적인 시장질서와 제도로는 최근 들어 강화되는 이상 현상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 누워버린 필립스곡선

지식경제 등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이 숨가쁘게 진행되면서 20세기 통화정책의 금과옥조였던 필립스곡선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 필립스(Phillips, A. W.)에 의해 발표된 필립스곡선은 실업률이 낮으면 임금상승률과 물가 상승률이 높고 실업률이 높으면 물가상승률이 낮다는 반비례의 관계를 나타내는 곡선이다.

최근 미국 뉴욕금융시장 등은 필립스곡선이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1분기 실업률이 3.9%로 5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다. 지난주말 발표된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연율로 3.2%나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표만 보면 경기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긴축적인 통화정책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그동안 트럼프 미 대통령 등의 격렬한 반대 등에도연방기금금리를 연 2.25~2.50% 수준으로 끌어올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낮은 물가상승률이 필립스곡선 신봉자인 제롬 파월 연준의장 등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에 가까운 3%대의 낮은 실업률을 보이지만 물가상승률도 2%를 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역의 상관관계를 가져야 할 두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정도로 필립스곡선이 평탄화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주말 미국채 가격이 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0bp 내린 2.506%를 기록했고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4.2bp나 하락한 2.288%에 거래됐다.



◇전통적 경제학을 무력화한 지식경제

지식경제를 바탕으로진행되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이 필립스곡선의 무용론을 강화하는 등 병리 현상을 보인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4차산업혁명 형태로 진행되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이 일부 기업과 장소,사람들에게 집약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베르토 웅가(Roberto Unger·사진)하버드대 교수는 지난달 OECD 본부에서 '지식경제의 특징과 역동적이고 참여적인 시스템 구축방안'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지식경제의 문제점들은 전통적인 시장질서와 제도로는 해결이 어렵고, 제도적 프레임워크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웅가 교수는 산업혁명 이후의 대량생산 체계와 비교할 때 지식경제는 대규모 표준생산과 소규모 독립생산의 중간지점인 대량 비표준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통적인 한계생산 체감법칙이 무력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지식경제의 혜택이 집약적(confined)이고, 배타적(exclusive)으로 집중되고 불평등과 격차를 심화시키는 문제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식경제의 특성상 단기간 내 이전과 학습을어렵게 하는 비전형성이 크고 디지털화와 네트워크 효과로 승자독식 구도가 강화된 탓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타트업 기업의 인수 등을 통한 대기업 중심의 확산(spill-over)과 기존의 경제체계에 기반한 교육· 법체계·거버넌스 시스템 등도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는 전통적인 시장질서 및 제도를 기반으로 설계된 기존의 경제적접근 및 모델은 현재 지식경제가 직면한 과제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 주지 못할 뿐 아니라, 대안을 도출해 내는 데도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위자료 40조원 vs 최저임금 15달러

대부분 정부와 정당은 낙수효과(trickle down)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실증적 증거는 불평등 확대 등만보여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OECD도"지식경제에 대한 웅가 교수의 연구와 분석이, OECD 생산성 관련 연구와 일맥상통한다"고 평가하면서 "경제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포용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지식경제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마존은 1분기 순이익이 36억 달러(약 4조1796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아마존은 막대한 이익규모에도 직원들의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책정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170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가졌고 최근 이혼 위자료로 40조원을 지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미국은서프라이즈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도 소득 재분배 효과 부진 등으로 저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미국채 수익률 하락도 지식경제가 전통적 경제학을 무력화하고 있다는 방증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로베르토 웅가 교수의 일갈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취재부본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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