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9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미국의 소비 관련 지표 개선 등에 힘입어 소폭 올랐다.

미 국채 가격은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 회의를 앞두고 소비지출 호조에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이번 주 주요 중앙은행들의 정책 결정 회의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가 하락 압박 발언에 따른 급락세에서 벗어나 소폭 상승했다.

미국 소비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개선됐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0.9%(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이 발표된 2월 개인소비지출은 0.1% 증가했다.

개인소비지출은 지난해 12월 0.6% 감소하면서 미국 경제 우려를 자극했지만, 1월 0.3% 증가에 이어 3월에도 상승 폭을 키웠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가격지수는 3월에 전월 대비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5% 올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3월에 전월 대비 변화 없음(0%)을 기록했다. 3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6%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4월 기업활동지수는 2.0으로, 전월의 6.9에서 하락했다. 전문가 전망치 10.0에도 한참 못 미쳤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아직 중요한 이슈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몇주 내 마무리될 수 있다고 언급한 영향으로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유지됐다.

므누신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30일 베이징을 찾아 류허 중국 부총리와 고위급 회담을 열 예정이다. 다음 주에는 류 부총리가 워싱턴 D.C를 찾아 협상을 이어간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06포인트(0.04%) 상승한 26,554.3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15포인트(0.11%) 오른 2,943.0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46포인트(0.19%) 상승한 8,161.85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종가는 물론 장중 가격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나스닥도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시장은 미국 경제지표와 무역협상 관련 소식, 주요 기업 실적 등을 주시했다.

미국 소비지표가 양호하게 나온 점이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도 주가에 도움을 줬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3.2%로 시장 예상을 큰 폭 뛰어넘는 등 최근 발표되는 지표들이 양호해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자취를 감췄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도 유지됐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아직 중요한 이슈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몇주 내 마무리될 수 있다고 폭스비즈니스인터뷰에서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앞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도 "협상이 마지막 구간으로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여전히 상당한 이슈들이 남아 있다"면서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S&P500은 2,949.52까지 오르며 지난해 9월 21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2,940.91을 넘어섰다. 나스닥도 이날 8,176.08까지 고점을 높여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등 강세장이 유지되고 있지만, 관망 심리도 짙어졌다.

다음날부터 시작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동과 주 후반 발표될 4월 비농업 고용지표, 애플을 비롯한 주요 기업 실적 등 대형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 중인 영향이다.

이날 종목별로는 버거킹 등을 거느린 레스토랑 브랜드 주가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1%가량 하락했다.

장 마감 이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실망스러운 매출 영향으로 시간 외 거래에서 3% 이상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커뮤니케이션이 0.85% 올랐고, 금융주도 0.93% 상승했다. 반면 유틸리티는 0.64% 내렸고, 임의 소비재도 0.35%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FOMC 등 이벤트를 대기하는 관망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내셔널 증권의 아트 호간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번 주는 가장 바쁜 한주가 될 것"이라면서 "한발 물러서 있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21.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99% 상승한 13.1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2bp 오른 2.538%를 기록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탄탄한 미국 경제지표가 이어지며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줄었다.

전 거래일 1분기 깜짝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이어 이날 발표된 3월 소비지출이 0.9%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0.7% 증가를 상회했다. 1분기 들어 소비자 자신감이 점점 늘어났다는 점이 확인됐다.

미 국채시장은 30일과 5월 1일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강한 성장과 비교해 약한 인플레이션 속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2.25~2.50%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깜짝 놀랄 만한 부분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3월 말 연준 위원들이 올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개한 뒤 2.37%까지 떨어졌다. 이후 반등해 비교적 좁은 범위인 2.5~2.6%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2.5%에 근접하면 반등하고, 2.6% 가까이 오르면 떨어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RBC 캐피털 마켓의 분석가들은 "파월 의장이 더 나은 지표와 완화된 금융 여건을 알고 있겠지만, 연준이 긴축으로 복귀하는 변화의 근거들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에 대해서는 지켜보는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동시에 파월 의장은 조만간 언제라도 금리 인하를 실행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확신도 시장에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D.A 데이비슨의 메리 앤 헐리 채권 트레이딩 부대표는 "연준은 인내심 있는 정책 스탠스를 다시 강조할 것"이라며 "연준이 예측 가능한 미래에 금리를 보류하는 한, 향후 경제지표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국채는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 국채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 둔화 때문에 향후 2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데 베팅을 늘리고 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2020년 1월까지 연준의 금리 완화 가능성은 69.1%에 달하고 있다.

실제 연준이 주목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가격지수는 작년 동기 대비 2월 1.3%에서 3월 1.5%로 올랐지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가격지수 1.7%에서 1.6%로 둔화했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내내 근원 PCE 가격지수가 2%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를 내리기에는 성장이 너무 강하지만, 금리를 올리기에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약하다"고 진단했다.

이번 주에는 FOMC 외에 고용 보고서, 구매자관리지수(PMI) 등이 예정돼 있어, 글로벌 경제 역풍에도 미국 경제가 얼마나 잘 견디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66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607엔보다 0.058엔(0.05%)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83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477달러보다 0.00358달러(0.32%)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94엔을 기록, 전장 124.49엔보다 0.36엔(0.45%)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1% 하락한 97.839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나흘 만에 98선을 내줬지만, 최근 23개월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과 영국 통화정책 회의 등의 이벤트를 앞두고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짙었다. 이번 주 후반 미국 고용보고서를 비롯해 유럽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도 발표되고, 유럽연합(EU)의 GDP 첫 예비치도 공개된다.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깜짝 성장률을 보인 가운데 다음 달 1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공개된다. 2일에는 브렉시트 불확실성 속에서 영란은행(BOE)의 정책 회의가 열린다.

시장은 연준과 BOE 모두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금융시장이 내달 6일까지 골든위크로 휴장에 들어간 데다, 중국도 휴일을 앞두고 있어, 주요 통화는 낮은 거래량과 함께 매우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BMO 캐피털의 스티븐 갈로 외환 전략 유럽 대표는 "경제지표와 이벤트가 대거 몰려 있어, 외환시장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큰 포지션을 가질 만한 주간이 아니다"며 "그런데도 나머지 G10 통화 대비 달러 하락 시 매수하는 것이 압도적으로 좋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롱 달러 포지션의 조정이나 축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달러 롱 포지션은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늘어났다. 유로는 순 숏 포지션이 가장 많은 통화였다.

매뉴라이프 에셋의 척 토메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주 후반 전 세계의 많은 경제지표가 발표돼 투자자들은 큰 변화가 있을지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지출이 시장 예상을 대폭 웃돌아 달러가 엔화에는 강세를 보였지만, 유로화 강세를 꺾지 못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노동당(PSOE)이 지난 주말 조기 총선에서 제1당으로 도약했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총선 이후에도 스페인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지속했지만, 유로존 GDP 기대에다 저가 매수세가 일어 유로화는 강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9%(계절조정치)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7% 증가보다 양호했다.

BK 에셋 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매니징 디렉터는 "소비지출 지표가 달러-엔의 심리적 저항선인 112엔 수준을 넘어설 수 있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아 미국 소비가 전반적인 미국 경제 회복을 따라잡고 있고, 이에 따라 연준 정책에 대한 시장기대를 바꿔 달러 강세의 근거가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0달러(0.3%) 상승한 63.5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파장과 주요 산유국의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전화해 유가를 낮추라고 말했다"고 밝혀 유가의 급락을 촉발했다. WTI는 당시 장중 한때 4% 이상 폭락하기도 한 끝에 3%가량 내려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등이 증산에 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OPEC이나 사우디 등에서는 이와 관련한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으면서 유가의 하락세도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OPEC과 사우디가 트럼프 대통령과 유가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사우디나 OPEC은 이 문제에 대한 어떤 논의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유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유가는 일시적인 하락 후에 재차 새로운 고점으로 상승했던 바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한차례 소화되면서 시장은 다시 공급 부족 우려에 초점을 맞추는 양상이다.

미국의 제재로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 리비아도 내전 상황으로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위험도 고조됐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호조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개선된 점도 유가에 도움을 주는 요인이다.

미국의 3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보다 0.9% 늘어 시장의 예상을 상회했다. 중국의 3월 공업이익도 13.9% 증가해 작년 8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위험이 지속하는 만큼 유가의 상승 추세 자체는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이후 사우디의 증산 가능성은 유의해야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연구원은 "시장의 공급이 실제로 부족하지는 않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부족할 수 있는 상황에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는 유가 하락 포지션을 취하는 것은 매우 외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유가 급락은 과매수 상황에 따른 것일 수 있다"면서 "과매수 상황에서 작은 불확실성에 반응이 클 수 있지만, 공급 상황을 고려하면 유가 상승은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ING은행은 다만 "사우디가 당장 5월에 산유량을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