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르츠방크 저우하오 이코노미스트 SCMP 기고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지난 4월 중국증시가 변동성 장세를 보였던 것은 통화 당국의 정책 유턴 공포 때문이라고 코메르츠방크의 저우하오 이코노미스트가 진단했다.

저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대한 통화정책 변경이 임박했음을 부인했음에도 최근 완화적 통화정책이 마무리됐음을 보여주는 여러 신호가 나타났다면서 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중국증시는 지난 4월 초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낙관적으로 출발했으며 투자자들은 또 다른 강세장을 기대했다. 그러나 월말로 다가가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쳤다.

4월 중순께 발표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나 다른 경제활동 지표들이 모두 양호했던 점,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로 오르는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증시가 변동성을 보인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저우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긍정적인 요소로 보였던 모든 것들이 중국 주식시장을 지지하는 데 실패했다. 이는 중국의 통화정책이 '티핑포인트'에 도달했다는 시장의 공포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류궈창(劉國强) 인민은행 부행장은 미디어 브리핑에서 인민은행이 통화정책을 긴축하거나 완화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민은행 통화정책부서 순궈펑 주임이 "우리는 과거에도 통화정책 완화에 나선 적이 없으며 지금 시점에 긴축에 돌아서지도 않았다"고 발언한 것은 다소 놀라운 것이라고 저우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실제로 공격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해 중반부터 통화정책이 크게 완화됐음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줄줄이 나왔기 때문이다.

3분기부터 은행 대출 증가세가 급등한 것과 지난해 중순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치고 이후 상승세를 보인 것 등이 있다고 그는 말했다.

1분기에는 지방정부의 특수목적채권이 대거 발행돼 재정정책도 부양 쪽으로 선회했음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 역시 중국 성장률 전망을 더 낙관하게 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기조에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3월 말에는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한다는 루머가 돌았는데 당시 인민은행이 이를 부인하고 나서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과거에 인민은행은 이런 종류의 루머에 대응하지 않았다고 저우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이런 이례적인 움직임이 정책 기조의 변화가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신호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전반적인 정책에서 비둘기파적 색채가 옅어졌다.

인민은행은 1분기 통화정책 위원회 회의에서 통화공급의 '수문(floodgates)'을 엄격하게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달 19일에는 최고 정책결정 기구인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중국의 경제문제가 '구조적이며 '제도적' 압박 때문이라면서 경기부양보다는 개혁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다.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시장은 중국 정부의 부채비율 통제 의지를 과소평가했지만, 당국의 정책 변화 시그널이 감지되면서 투자자들의 행복감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저우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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