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의 헤지펀드들이 발 빠른 투자로 지난 1분기에 세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며 대박을 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 대마와 양돈산업, 전자담배 등 지금 중국에서 가장 '핫한' 테마에 투자하면서 중국증시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이익을 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들어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올해 상하이종합지수는 23% 올랐고, 선전종합지수는 29%나 상승했다.

중국에는 헤지펀드는 없지만, 투자 스타일이 비슷한 '사모증권투자펀드(private securities investment funds)'가 있다.

일정한 금액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제한된 숫자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관리와 성과 수수료를 많이 떼는 형태로 서방의 헤지펀드와 닮았다.

사모펀드 서비스플랫폼 사모배열망(Simuwang)에 따르면 1분기 이같은 펀드 가운데 주식투자에 집중한 곳의 상위 10개 펀드의 수익률은 200~400%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헤지펀드와 달리 중국의 이 펀드들은 헤지 전략을 통한 '시장 중립' 정책을 취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정부 정책의 변화나 속사포 거래, 특정 테마주 선택에 따라 성과가 크게 갈리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들어 400% 가까이 오른 주식도 있다.

석탄업체인 미금에너지(Shanxi Meijin Energy)가 4월까지 373% 올랐다. 신에너지 차종에 쓰일 수 있는 수소에너지에 투자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저장성 소재 반도체 장비업체인 플랫글래스(Flat Glass)는 358% 상승했다. 2월 상장 후 매입열풍이 분데다 태양광발전 유리 수요 급증 덕분이다.

13년 역사를 가진 상하이 소재 부티크 투자 하우스 상하이 톈저 인베스트먼트는 운용하는 2개의 펀드 톈저 지쉬와 텐저 샤 No.1의 수익률이 각각 382%와 321%로 수익률 순위 3위와 5위에 들었다.

두 펀드는 지난해 4분기에는 각각 27%, 16% 손해를 봤다.

톈저 투자위원회 이사인 장 이 펀드매니저는 작년 10월부터 포지션을 구축하기 시작했다면서 중국 정부의 주식시장 지원 시그널이 커지면서 "베어마켓의 꼬리 끝을 향해 전부 투자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펀더멘털보다 정책이 더 중요하다면서 성장률과 주식시장 성과의 상관관계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 펀드매니저는 자신과 동료들은 저녁 7시 뉴스를 챙겨 본다면서 관영 신화통신의 사설도 읽는다고 말했다.

그는 톈저 펀드가 5G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와 전자담배, 산업용 대마, 양돈산업, 증권 관련주에 주로 투자했다고 밝혔다.

193%의 수익률을 기록한 광저우 소재 광동 덴배거 에셋매니지먼트의 허 앤린 회장은 좋은 주식을 고르는 데에 자신의 관심의 95%를 집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무역 전쟁이나 디레버리징 캠페인은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기술과 소프트웨어, 반도체 종목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분기 수익률 1위 펀드는 푸청밸류펀드 No.1으로 무려 431%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2위는 바양 N.8 펀드로 390%의 수익률을 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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