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보험사 보유 채권 듀레이션이 지난달 처음으로 10년을 넘어섰다.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보험사들이 장기 채권을 필요로하는 상황에서, 보험사와 연기금 두 장기 투자기관의 듀레이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장외채권 포트폴리오 포지션 추이(화면번호 4256)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보험 채권 듀레이션은 10.02년을 기록했다.

보험 채권 듀레이션은 지난달 12일 10.00년을 보여 최초로 10년을 넘어섰고, 이후 9.9년 수준을 나타내다가 지난달 26일부터 10년 이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반면 연기금 채권 듀레이션은 지난달 30일 5.36년으로 보험과 연기금 듀레이션 격차는 4.66년이었다. 두 기관의 듀레이션 차이는 지난해 1월 2일 3.99년에서 지난해 상반기 말 4.19년, 지난해 말 4.52년으로 점점 벌어지고 있었다.

보험사들은 IFRS17 등 규제 강화에 대비해 국고채 30년물과 50년물 등 국내 장기채를 매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로운 규제 제도가 도입되면, 자산과 부채 간 만기의 불일치가 커질수록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떨어지게 된다.

저금리 기조에 해외 채권에도 눈을 돌려보지만, 달러-원 스와프 포인트 마이너스 상태가 계속돼 환 헤지 비용도 부담이다.

반면 연기금은 자산부채종합관리(ALM, Asset and Liability Management)에 따른 장기적 관점에서 장기채를 매입해야 하지만, 보험사처럼 발등에 떨어진 불은 아니어서 저금리 채권 시장 상황에 대응할 만한 여력이 있다.

국고채 30년물 이상 장기채를 소화할 수 있는 연기금은 현실적으로 국민연금밖에 없고, 연기금들은 저금리 기조에 회사채와 금융채 비중을 늘리고 있어 듀레이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기금의 한 채권 운용역은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으로 자산과 부채 미스매치 논란이 있어 장기채를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연기금들은 자산배분을 계획대로 진행하면서 단기물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연기금의 채권 운용역은 "저금리 기조에 50년물과 같은 초장기물 국고채는 연기금도 쉽사리 사기 힘들고, 공제회는 장기채에 관심이 많지 않다"며 "보험사들이 장기물의 주요 고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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