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고령 노동자의 임금 상승세가 사실상 정체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긱 경제의 확산 때문이란 진단을 내놓았다.

2일(현지시간) 뉴스쿨 사회연구소(NSSR)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55~64세 노동자의 주간 소득 규모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지난 2007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2년간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35~54세의 주간 소득 규모가 4.7%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고령층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이들의 노동시장 참여 숫자만 늘어나고 있다. 매일 1만명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65세가 된다.

NSSR의 테레사 길라두치 교수는 "노년층 노동자의 임금이 늘어나지 않는 주된 이유는 그들의 협상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협상력이 없는 이유는 좋은 연금 대책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정말 좋은 연금 계획을 가진다면, 그들은 노동시장에 뛰어들어 고용주와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런 배경으로 긱 경제의 성장이 꼽힌다.

긱 경제란 산업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사람을 구해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형태의 경제 방식을 말한다. 긱 경제에서는 임금 수준이 낮고 불확실하며 은퇴 계획도 기본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갈라두치 교수는 지적했다.

NSSR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으로 고령 노동자의 25%는 자신들이 근무 연락을 기다리는 '대체 근무 제도'에 놓여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 2005년의 15%보다 늘어난 수치다.

CNBC는 55세 이상이 35세 이하보다 대체 근무 제도에 포함될 확률은 세 배가 높다고 분석했다.

더라이더쉐어가이닷컴의 창업자인 해리 캠벨은 우버와 리프트의 운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66%가 50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캠벨은 "고령 운전자는 미래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우버 운전 등의 직업은 돈벌이는 되지만, 주택 구매나 은퇴 자금과 같은 대규모 지출을 대비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보다 좋은 수준의 임금을 협상하기에는 고령자의 퇴직 연금 수준이 부족하고, 낮은 임금 수준에 있다 보니 노동시장을 벗어나기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되는 셈이다.

갈라두치 교수는 "더욱 많은 사람이 직장에서 죽어 나갈 것(die in their boots)"이라며 "그들은 절대 은퇴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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