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품에 안으면서 보험사 인수·합병(M&A)시장에 사모펀드(PEF)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롯데손보 우선협상 대상자로 JKL파트너스를 3일 선정했다.

지난달 19일 진행된 본입찰에는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 등 재무적 투자자(FI)만 참여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지분 100%를 기준으로 7천300억원의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해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를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58.5%를 JKL파트너스가 다 넘겨받는 만큼 인수가격은 4천3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애초 롯데그룹의 매각 희망가격 5천억원 이상과 소폭의 차이가 있지만, 2022년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추가적인 자본확충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155.42%로 떨어진 롯데손보가 국내 손해보험사 평균인 243%로 올리기 위해서는 약 3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됐다.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 인수를 마무리 지으면 과거 MBK파트너스의 ING생명(현재 오렌지라이프) 사례에 이어 보험업계 M&A 시장에서 PEF 존재감이 부각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ING생명은 약 1조8천억원에 인수해 작년 신한금융에 2조3천억원가량에 팔았다.

특히 MBK파트너스가 배당(6천139억원)과 기업공개(IPO)를 통한 일부 지분 매각으로 투자 원금의 대부분인 1조7천억여원을 이미 회수한 상태였다.

이러한 전례가 있는 상황에서 롯데손보 인수전도 마무리되면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KDB생명 등에 대한 PEF의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 리스크를 안고 있다.

위탁 경영을 연장한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어 해외 자산 매각 등이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KDB생명의 경우 2014년 이후 세 차례 매각이 불발됐지만,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만큼 시장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든지 매물로 나올 수 있다.

지난해 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며 RBC비율도 215.03%를 달성했다.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는 "PEF가 보험사를 인수한 다음 구조조정 등을 통해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다시 시장에 내놓으면 오렌지라이프처럼 빅딜이 될 수 있다"며 "국내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어 수요도 충분히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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