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스탠딩 레포(Standing Repo Facility·상설 레포 제도)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연구원들이 제시한새로운 레포다.스탠딩 레포는 국채를 은행의 지급준비금과 상시 교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CNBC는 이를 일종의 양적 완화(QE)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소개했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스탠딩 레포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 질문에 레포 계획을 포함한 다양한 도구를 들여다보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데이비드 알도파토와 제인 이리그 연구원이 올해 3월 제안한 것으로 연준에서도 상당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토 연구소의 조지 셀긴 선임 연구원 겸 조지아대학 경제학 명예교수는 2일(현지시간) 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을 통해 스탠딩 레포가 오는 6월 예정된 시카고 연은 콘퍼런스에 중요한 토론 주제가 될 것으로 장담했다.

셀긴이 언급한 콘퍼런스는 6월 4~5일 시카고 연은에서 열리는 통화정책 리서치 콘퍼런스로 연준이 진행하고 있는 '통화정책 전략, 도구, 소통 방식 재검토'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연준은 현재 물가 목표치를 포함한 통화정책 전략과 도구를 재검토하고 있으며 이 회의는 이러한 논의 과정의 일환이다.

세인트루이스의 연구원들은 스탠딩 레포는 현행 정책금리 운용체제인 '플로어(floor)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플로어 시스템은 연준이 대규모 양적 완화로 지준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채택한 방식이다. 이는 금리 상·하단 역할을 하는 역레포 금리와 초과지급준비금리(IOER)를 결정해 실효연방기금금리(EFFR)를 목표 수준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플로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지급준비금이 필요하다.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시장에서는 대략 1조 달러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지준 규모는 현재 1조5천억 달러 수준이며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억 달러 미만보다 여전히 크게 많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실효금리가 IOER을 웃돌면서 연준의 금리 통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고, 연준의 대차대조표의 규모가 과도하다는 논란 속에 일부는 금융위기 이전의 '코리도(corridor) 시스템'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한다.

그중 한 명이 카토 연구소의 셀긴이다.

코리도 시스템은 금융위기 이전 방식으로 공개시장운영(OMO)으로 단기자금 공급을 조절해 EFFR를 목표 범위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즉 지준의 양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지준이 필요하지 않다.

셀긴은 적은 지준을 원하면서 플로어 시스템을 유지하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스탠딩 레포는 관심을 받을 만한 제안이라고 말했다.

스탠딩 레포는 은행들의 지준 수요를 줄이기 위해 하루짜리 상설 대출 창구를 만들어 필요시에 정해진 금리로 국채를 지준으로 교환하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해당 금리는 시장금리보다 약간 더 높게, 즉 FFR 목표금리 상단을 몇 bp 웃도는 정도로 정해 매일은 사용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대신 은행에 유동성이 필요할 때 주기적으로 혹은 시장의 레포금리가 급등할 때 항상 접근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창구가 만들어지면 은행들은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도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지준으로 교환할 수 있어 지준 수요는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은행들은 지준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자본요건을 맞추기 위해, 혹은 유동성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과도한 지준을 보유하지 않아도 된다.

셀긴은 자신은 코리도 방식을 선호하긴 하지만, 스탠딩 레포가 현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해주는 동시에 스탠딩 레포 금리가 금리 상단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세인트루이스 연은 연구원들의 의견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출 제도에 대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라 이에 대한 논의가 어디까지 진행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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