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미ㆍ중 무역합의 전망 지나치게 낙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화 어벤저스에 나오는 악당 캐릭터인 타노스처럼 중국에 관세율 인상을 위협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ㆍ중 무역 합의 타결 가능성을 지나치게 낙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위협에 속수무책으로 반응했으며 결국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만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중문대의 셩 류강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손가락을 딱하고 튕겼으며 금융시장을 흔들어놨다"면서 관세 인상 위협이 중국 경제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의 이런 위협을 손가락을 튕겨 은하계 생명의 절반을 날려버린 어벤저스 악당 타노스에 비유했다.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 인상을 경고하는 트윗을 남긴 이후 실제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오는 10일 오전을 기해 2천억달러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이 기존 10%에서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즈호은행의 켄 충 킨-타이 선임 아시아 외환전략가는 "무역 전쟁이 다시 시작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위험도 분명히 커질 것"이라면서 "관세는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기업 투자심리를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관세 위협을 완화하고자 중국에서 동남아 등지로 공장 이전 절차를 빠르게 할 것이며 중국 내 투자와 고용이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최근 미ㆍ중 협상이 우호적으로 진행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5월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류허 중국 부총리는 백악관에서 돌아와 중국산 수출품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피하게 됐다고 자신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은 중국에 관세를 때렸다.

홍콩 소재 샌들러,트래비스앤로젠버그의 무역 및 관세담당 변호사 샐리 펑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나온 이후에 자신의 휴대전화가 계속 울려댔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기업들이 아침부터 전화해 관세가 없어질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말했잖아요'라고 답했다. 변덕스러운 움직임에 회사 정책의 근거를 둬선 안 되며 장기적인 전략의 일부로 이것을 생각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저우 하오 신흥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무역 합의 전망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은 노딜 위험은 저평가했다. 합의 도달을 너무 낙관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중국은 미국과 합의를 위해 모든 것을 양보하겠다고 절대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익명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절대 참지 않을 모욕을 줬다"면서 특히 그동안 중국 내 강경파에 맞서 합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 온 류허 부총리에게 그렇다고 지적했다.

JP모건 에셋매니지먼트의 타이 휘 수석 시장전략가는 "1년 전 배운 것처럼 중국은 자신들이 합의할 수 없는 협상 전략을 미국이 적용하면 발을 뺄 수 있다"면서 "무역 전쟁이 격해지면 글로벌 성장률이 악화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은 우려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지난해 무역 전쟁이 길어지면서 특히 아시아의 위험자산에 부담을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장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와 주식시장 성과에 집착하는 것을 고려하면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억제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미국과 중국이 휴전하고 재협상을 하겠다고 나선 때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sm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