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하락과 달러-원 환율 상승에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별 매매 종합(화면번호 3300)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9천7600억원(약 1만3천680계약)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 3일에는 하루 만에 8천804억원(역 1만2천360계약)을 순매도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낳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4% 내린 2,196.32로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달러-원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원화 약세에 따른 수급 조정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환율 일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22일 1,141.50원에서 꾸준히 올라 전일 종가 기준 1,170원대로 급등했다.

이는 2017년 1월19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수준이다. 환율은 지난 1월 초(1,119.0원) 대비 4.5% 이상 상승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 상승이 지속할 경우 가치가 하락한 원화 리스크를 회피해 외국인 이탈이 커질 수 있다"며 "달러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국내 증시의 추세적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수급적 부담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압력이 작용하면서 글로벌 시장 전반에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는 실적 컨센서스 하향 조정과 경기둔화 우려 속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환율이 크게 오르자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수급 조정에 나선 배경에는 이번달 예정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 내 편입 비중 변화도 한 몫했다.

MSCI는 중국 A주의 편입 비중을 총 3단계에 걸쳐 기존 5%에서 20%로 확대한다.

1차적으로 이번 5월 중국 A주의 비중을 기존 5%에서 10%로 확대하고,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창업판(ChiNext) 대형주도 10% 포함하기로 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A주 비중이 5%에서 20% 확대되면 패시브 펀드들이 한국의 비중을 축소하면서 1조9천억원 규모의 외국인 매도가 이뤄질 수 있다"며 "액티브 펀드 자금까지 고려할 시 단순 계산으로 9조6천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MSCI 편입 비중 조정이 100% 기계적인 순매도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국내 증시 매력을 떨어뜨릴 충분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향후 달러-원 환율 상황과 미중 무역협상 등의 대외적 상황에 따라 그 영향력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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