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KB증권이 부서장 이상 임원급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서로의 업무를 체험하는 인사실험을 한다.

1년에 약 2주 정도 다른 부서장의 업무를 체험해보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다.

이 제도는 정유회사 에쓰오일이 도입한 모델로, 금융권에서 시도하는 것은 처음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부터 부서장 이상 임원의 보직을 일정 기간 바꿔서 체험해보는 제도를 도입한다.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증권업 업무 특성상 기업금융(IB)부문은 IB 업무만, 자산관리(WM)부문은 WM 업무 등 자신의 영역에만 특화해 있어 바로 옆의 부서라 하더라도 어떤 일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자 KB증권에서는 1년에 약 2주 정도 부서장 이상급에 서로의 업무를 체험해 볼 기회를 주는 제도를 도입한다.

최근 융합형 인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다른 부서의 업무를 통해 본인의 역량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KB증권은 제도 시행을 위해 이달 초까지 부서장 이상인 임원급의 휴가 계획을 받고 있다.

해당 임원이 휴가로 자리를 비우면 그 기간에 다른 업무를 맡던 임원이 와서 휴가 간 이의 빈자리를 채우는 식이다. 단, 임시로 맡은 것인 만큼 결재 권한은 없다.

계약서상으로 KB증권 임원급의 휴가는 15영업일이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임원이 통상 여름에 5영업일 정도만 써왔지만 이 제도 시행으로 최소 7영업일 이상 휴가를 쓰게 했다. 권장 기간은 2주일이다.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도 서로의 보직을 바꿔서 체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증권사는 기업 내 정보교류를 차단하는 차이니즈월(Chinese wall)이 있는 만큼 제조업체와 달리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만 업무 교환이 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IB면 IB, 경영관리면 경영관리 너무 업무의 성격이 다르다 보니 서로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며 "서로의 보직을 체험함으로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앞서 이 제도를 실시한 제조업의 경우 임시로 업무를 맡은 임원이 결재까지 할 수 있었지만, 증권업은 차이니스월 등으로 제한적인 형태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른 부서 업무를 해봄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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