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이 재차 확전될 수 있다는 공포심에 미국 국채가 다시 랠리할 여건이 갖춰졌다며 최근의 호전된 경제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입장은 모두 잊는 게 좋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각) 미국 마켓워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언으로 미국 국채금리를 밀어 올릴 요인들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며 무역전쟁 공포로 10년물 금리는 2.4% 지지선을 재차 테스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채권 투자자들은 국채 약세장을 전망하던 상황이었다. 4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호조를 보였고 저물가는 일시적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이런 분위기에 힘을 더했다.

게다가 미국 재무부는 이번 주 780억달러 규모로 국채를 입찰에 부칠 계획이었다. 이 또한 신규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는 만큼 채권 약세장에 일조하는 요인이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총괄은 그럼에도 "이번 주 들어 무역전쟁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며 "지난주의 경제지표와 재무부의 자금 조달, 연준의 입장은 모두 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BMO캐피탈마켓츠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전략 총괄은 "지난 2년간 금융시장에서 자산가격을 재조정하던 최대 요인은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글로벌 무역전쟁이었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미·중 무역협상이 어그러지면 미국 국채금리는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올해 증시는 무역전쟁이 예정대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려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이날 1.65% 하락했음에도 올해 들어선 여전히 1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를 토대로 상승한 만큼 기대감이 흔들리면 주가지수도 얼마든지 하락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ICBC 프라이빗 자산관리의 게리 체제오 채권 총괄은 "올해 증시가 지금까지 어떻게 왔는지 돌아보면 우리는 많은 호재만 자산가격에 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상황이 바뀐 만큼 10년물 국채금리는 2.40% 선을 다시 테스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부 분석가는 여전히 무역전쟁을 둘러싼 공포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의 데이비드 우 금리 전략가는 올해 채권시장은 대부분 무역협상의 진척과 상관없이 움직였다며 그것은 미국 경제지표와 거의 관련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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