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으로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손에 쥐게 되면서 이를 어디에 쓸지 관심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우선협상 대상자인 한앤컴퍼니와 JKL파트너스로부터 각각 1조4천400억원과 4천3억원의 매각대금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카드 지분 80%와 롯데손보 지분 58.5% 매각 대가로 2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것이다.

여기에 롯데카드 잔여지분 20%를 지주 밖 계열사인 롯데호텔과 롯데물산 등에 매각할 경우 대금이 추가 유입된다.

우선 롯데는 이 자금으로 롯데케미칼의 지분을 인수하려고 빌린 단기차입금을 갚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0월 신동빈 회장 경영 복귀 후 지배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롯데케미칼 지분 23.2%를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으로부터 약 2조2천억원에 양수했다.

롯데지주는 인수 자금 전액을 단기차입으로 마련했다.

기업어음 5천억원, 금융권 단기차입금 1조8천500억원으로 대부분 만기가 올해 안에 돌아온다.

단기차입과 기업어음에 대한 금리 수준은 약 3.0%로 연 700억원 이상의 이자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단기차입 대부분을 상환하지 못했다"면서 "매각대금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숙원 사업인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재도전에도 돈이 필요하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 99.28%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대부분 계열사가 자회사로 편입됐지만, 롯데캐피탈·롯데건설·롯데물산 등 일부 계열사는 여전히 호텔롯데가 최대주주다.

일본 롯데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이 일본 롯데 지배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방법으로 꼽힌다.

신 회장은 2015년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쪽 지분율을 50% 밑으로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을 서두른다면 롯데카드·손보 매각대금 일부로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물산 등 계열사 지분을 사들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2016년 당시 경영권 분쟁 등으로 호텔롯데의 IPO를 한차례 포기했던 만큼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호텔롯데의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서는 롯데면세점의 실적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사업 안정화를 이룬 다음 내년 이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추진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롯데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지도 주목된다.

롯데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온 이후 재무여력과 사업 시너지를 갖춘 인수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다.

신 회장이 금호그룹 오너 일가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 롯데의 알짜사업인 면세사업에 항공사업을 연계할 경우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하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의 일본계 지분 탓에 국적 항공사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있지만, 오히려 이를 역으로 이용해 이미지를 바꿀 수도 있다"면서 "다만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채권단 등 정부와 어느 정도 교감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여 롯데만의 의지로 참여 여부를 단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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