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CJ대한통운이 택배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택배 단가를 인상하면서 실적 반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 3월 전년동기대비 박스당 96원 약 5% 판매 단가가 인상된 운임표의 적용을 시작했다.

CJ대한통운이 택배 가격을 올린 것은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27년 만이다.

현재까지 CJ대한통운은 주요 고객사들과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약 75% 정도의 택배 가격 인상 협상을 완료했다.

이에 지난 1분기 택배 부문의 단가는 1천999.3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 상승했다.

택배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10% 증가한 6천128억원이었다.

택배 가격 인상과 함께 지난해 말 도입한 ITS(정밀화물체적측정기) 적용 효과도 있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ITS 시스템 고도화와 사이즈 표준화를 통해 고객사별 제값 받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택배 별 정확한 사이즈 측정이 어려워 일부 택배들에 기준보다 낮은 가격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정밀 측정이 도입되면서 이런 사례가 크게 줄었다.

CJ대한통운은 절임 배추와 매트 등 무겁거나 크기가 커서 택배기사가 배송하기 어려운 일부 특수 품목은 더 큰 폭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이와 같은 단가 인상에도 아직 이익 개선에 직접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 부문 매출총이익은 안전설비 투자 등 추가 비용 발생하면서 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지난해 대전 허브 터미널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투자비용이 증가했다.

또한, 최저 임금인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 요인도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1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3월부터 택배 단가 적용이 시작된 만큼 2분기부터는 실적에 직접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은 아직 협상을 완료하지 못한 고객사들과도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저수익 고객사에 대한 강력한 판가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단가 인상에 따른 화주 이탈 여부가 향후 CJ대한통운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CJ대한통운의 시장점유율은 47.1%로 전년 동기 47.5% 대비 하락했다.

택배 물량 증가율도 시장 성장률 7.9%에 소폭 못 미치는 7.1%였다.

아직 고객사 이탈이 진행됐다고 분석하긴 어렵지만 결국은 배송 경쟁력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들 역시 단가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고객 이탈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다만, 택배 업계 특성상 가격 인상 효과가 시장에 기대처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업의 특성상 택배비 인상으로 확보되는 수익 중 절반가량은 택배기사에게 수수료로 지급하고 나머지도 화물 상하차 직원 등 택배 구성원들에게 돌아가게 가는 비율이 높다"고 전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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