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은행·증권·보험 등의 금융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금융권이 뛰어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데이터 표준 API 워킹 그룹 킥오프 회의에는 8개 신용카드사가 모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내 모든 회사가 참석한 업권은 카드업권이 유일하다.

은행권이나 금융투자업권, 보험업권 등에서는 일부 회사만 참석한 것과는 판이한 모습이다.

이를 두고 카드사들이 소위 '먹거리'가 사라지면서 마이데이터와 같은 신사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카드 수수료 개편까지 더해지면서 카드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위 페이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수익원인 결제시장도 혼탁해지고 있다"면서 "(카드사들이) 신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지난 4월 발표한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통해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당시 금융위는 카드사의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보유 정보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마이데이터 사업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등을 겸영업무로 규정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기존 금융회사로서 상당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카드사가 핀테크사와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것을 두고 공정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는 우선 대기업인데다 신용카드 사용 비중이 높아 갖고 있는 데이터도 많다"면서 "핀테크 회사들을 위한 신사업에서 유리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업계에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만큼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워킹그룹 회의에 참석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일단 카드사들이 실제로 사업에 진출할지는 명확하게 결정되진 않은 상황"이라면서 "기존 금융사만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 핀테크 기업들도 의미 있는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참여에 대한 우위나 열위에 대한 고민은 아직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워킹그룹은 지난달 킥 오프 회의에 이어 오는 10일 두 번째 회의를 연다.

워킹그룹은 논의의 효율성을 위해 은행과 금융투자, 카드, 보험업권, 핀테크업권 등 업권별 소그룹을 통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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