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해외주식 투자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이용료율이 적용되지 않던 외화예탁금에 시선이 향하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국내 예탁금 100만원~10억원 초과까지 0.10~1.00%의 이용료를 지급하지만 외화예탁금에는 별도의 이용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증권사는 투자예탁금을 증권금융에 예치한 후 지급받는 수익금에서 직간접비용(인건비, 전산비 등)을 빼고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를 지급한다.

일부 증권사는 올해 원화 예탁금 이용료 지급률을 높이기도 했다.

KB증권은 증권금융 최근 3개월 수익률(2018년 12월~2019년 2월)이 0.13% 높아지면서 원화 예탁금 이용료를 0.43%에서 0.56%로 높여서 적용한다. 단, 일평잔 100만원 미만은 0.1%다.

하이투자증권도 올해 1월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운용수익률 상승을 반영해 연 0.60%에서 0.70%로 이용료율을 높였다. 이 역시 평잔 50만원 미만은 연 0.20%가 적용된다.

이처럼 대부분의 증권사가 원화 예탁금 이용료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외화예탁금은 제외된다.

외국계 증권사 서울지점 역시 외화 예탁금에는 별도의 이용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과거에는 국내투자자가 외화예탁금을 쌓아놓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통화별로 다르게 적용해야 하는데 기준이 없어 외화예탁금 이용료율은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해외주식 투자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외화예탁금도 이용료율이 지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원화보다 미 달러화 이자율이 낮았던 시절에는 별로 신경쓰는 사람이 없었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미 달러화 이자율이 원화이자율보다 높고, 달러화 계좌에 잔고가 남아있는데도 이자지급을 하지 않고, 해외주식거래 관련 미수금의 연체료는 꼬박꼬박 징수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는 점점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올해 1분기 국내투자자의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약 378억9천만달러로 전분기 251억6천만달러 대비 5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부 증권사는 통합증거금으로 해서 외화예탁금을 한꺼번에 관리하고, 환전도 거래 후에 이뤄지도록 하고 있어 외화를 쌓아두고 거래하는 경우가 아직 많지는 않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거래가 늘고 있는 만큼 외화예탁금의 이용료율에 관한 부분은 점차 검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화예탁금은 외국환은행에 분산해서 예치하는 경우가 많고, 엔화나 유로화는 거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이용료율이 극히 낮다"며 "하지만 점점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달러, 위안화 등에는 이용료율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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