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지난 1분기 아시아 정크본드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1분기 아시아에서 발행된 거의 모든 투기등급의 달러화 표시 회사채는 중국 부동산업체가 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발행한 달러화 정크본드는 이제 주요 아시아 채권지수에서 비중이 절반에 육박할 만큼 물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1분기 기준 ICE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 아시아달러 하이일드 지수에서 중국 부동산업체들의 달러화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48%에 달했다. 이 지수는 총 1천62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추종한다.

지난 2010년만 해도 해당 지수에서 중국 부동산업체가 차지한 비중은 7%에 불과할 만큼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9년 만에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 중 하나인 헝다그룹의 경우 단독으로 BAML의 지수에서 11%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총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의 두 배가 넘을 만큼 빚더미에 올랐다.

신문은 "이제 펀드매니저가 아시아 정크본드를 선호한다고 말한다면 그는 사실상 중국 부동산업체가 좋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전했다.

무디스는 중국 부동산업체들이 과거보다 더 위험도가 높은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이들의 재정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이미 투기의 장으로 변질됐다. 중국 가계가 빚을 지며 두 번째, 세 번째 집을 매입하지만, 이들 주택은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중국 서남재경대학교는 밝혔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중국의 공식 주택 공실률은 21.4%에 이른다. 이는 2011년과 비교해 3%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며 글로벌 평균의 두 배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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