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이른바 '자투리 펀드'로 불리는 소규모펀드가 변액보험에서는 제대로 청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변액보험 소규모펀드 규모는 707개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7개 증가했다.

소규모펀드는 설립된 후 1년이 지나도 1개월간 계속해 원본액이 50억 원 미만인 펀드를 의미한다.

설정액이 적으면 채권형 펀드의 경우 보통 100억 원 단위로 이뤄지는 채권거래를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주식형펀드에서도 효율적인 분산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이 어렵다.

또한 일정한 수준의 고정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펀드 규모가 작을수록 비용도 비싸진다.

'빅3'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14개)과 한화생명(7개), 교보생명(4개)이 그나마 소규모펀드를 적은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중소형 생보사의 사정은 달랐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299개로 가장 많았고 KB생명 60개, 하나생명과 미래에셋생명 50개, ABL생명 45개 순이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경우 매월 발행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변액보험 상품 비중이 높아 펀드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금융당국에서는 변액보험 소규모펀드의 자율정리를 권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변액보험 특성상 다시 편입시킬 유사 펀드를 찾기 어렵고 보험계약이 포함돼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보험사들이 변액보험 신상품을 출시할 때 기존 펀드보다 신규 펀드를 만드는 것을 선호해 소규모펀드가 늘어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 소규모펀드의 경우 고객 동의 없이 펀드를 이전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며 "계약자와 사정상 연락이 안 되거나 통화가 되더라도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펀드 청산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보생명이 변액보험펀드 전환특약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보험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과거 판매한 변액보험의 펀드를 현재 판매 중인 펀드로 전환할 수 있어 소규모펀드 정리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오는 9월 차세대 전산시스템 V3를 오픈하면서 해당 특약을 선보일 계획이다.

교보생명의 V3는 2015년 말부터 총 2천500억원가량을 투입한 프로젝트로 시스템이 완성되면 보험계약 청약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보험 영업의 전 업무를 지원할 수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에 반영하는 것보다 V3 시스템 오픈 후에 변액보험펀드 전환특약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효율적이어서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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