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일규 현 대표이사 유임…금감원 제재 예의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15번째 자회사가 된 아시아신탁을 당분간 현 경영진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경영의 연속성을 우선한 조치로 풀이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아시아신탁 최고경영자(CEO)에 배일규 현 대표이사를 유임하기로 했다.

배 대표이사는 지난 2014년부터 아시아신탁을 이끌어 온 장수 CEO다. 지난해 말 임기가 만료돼 주주총회에서 1년의 임기를 연장하는 데 성공했지만, 신한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교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점쳐졌다.

이에 아시아신탁 내부에서는 신한금융측 인사가 새 CEO로 선임되리란 전망이 우세했다. 신탁사가 매각을 앞두고 매출 확대를 위해 제2금융 출신 임원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업계 내 자리이동이 활발해진 데다 주인까지 바뀐 만큼 조직 내 세대교체가 진행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신한금융은 당분간 배 대표이사 체제를 이어가기로 했다. 성급히 경영진을 교체할 경우 오히려 조직 내 반감을 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최근 아시아신탁 경영진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GIB 부문과의 협업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위해서라도 자회사 편입 초기부터 무리한 경영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아시아신탁에서 발생한 400억원 규모의 직원 횡령 사고와 관련해 실시한 검사 결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사안은 신한금융의 아시아신탁 자회사 편입심사 당시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아시아신탁 관점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통해 아시아신탁의 내부통제 관련 사항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현재는 관련 검사를 마치고 제재 여부를 검토 중이다. 다만 검찰에서도 조사가 진행 중임을 고려하면 최종 징계는 하반기에나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회사 편입심사는 인수 주체가 향후 어떤 시너지를 어떻게 낼 것인지가 더 중요한 만큼 피인수회사에서 발생한 사고가 법상 편입 여부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며 "하지만 이제는 아시아신탁 자체 문제로 봐야 하는 만큼 제재 수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배 대표이사의 이번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께 새로운 CEO 선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신탁을 기반으로 그룹 내 흩어져 있는 부동산부문을 매트릭스 체제로 재편하기 위해 그룹 내부 사정은 물론 부동산 전반에 대한 식견 있는 CEO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선 그룹 내 마땅한 부동산 전문가가 없다. 보험과 증권 등 주력 자회사의 CEO도 외부에서 영입해온 조용병 회장의 인사 스타일을 고려하면 업계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를 영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신협, 저축은행은 물론 시중은행 출신이 몸값을 높여 신탁사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며 "당국이 라이선스 문턱을 낮추며 업계 내 영업 경쟁이 강화된 만큼 인재영입을 위한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