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어 2천500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청약통장 없이도 할 수 있는 무순위 청약이 시행되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주택청약종합저축, 청약예금 등을 합친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3월 말 기준 2천479만7천명으로 전월 대비 12만2천명 증가했다.

가입자 수는 지난해 8월 2천400만명을 돌파하고 나서 7개월 만에 80만명가량 늘어, 이런 속도라면 상반기께 2천500만명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늘어난 것은 집값 오름세가 둔화하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분양가가 낮은 청약시장으로의 쏠림이 강해진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청약통장 가입자 수 순증 폭이 한풀 꺾이면서 사전 무순위 청약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무주택자 중심으로 청약제도를 개편하면서 청약통장이 있어도 당첨이 만만치 않고 무순위 청약이 늘어 청약통장이 없어도 분양을 받을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1, 2순위 당첨자 및 예비 당첨자가 정당하게 계약을 마친 이후 미계약분이 발생할 경우 잔여 물량을 선점할 수 있는 제도로 청약통장이 없어도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대출 규제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당첨자의 미계약이 속출하자 무순위 청약이 미계약분을 쓸어 담는 '줍줍족(族)'의 무대가 됐다.

지난주 서울 강남권에서 처음으로 무순위 청약을 받은 '방배그랑자이'의 경우 공급물량의 26배가 넘는 6천738명이 무순위 청약에 몰렸다.

이에 예비 당첨자를 더 늘려 청약제도 강화로 밀려난 무주택자를 구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모집 가구의 40% 이상을 뽑고 있는 예비 당첨자를 더 뽑으면 합격선에서 아쉽게 밀린 가점 높은 청약자들이 당첨돼 현금 부자들에게 분양권이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대출 규제가 그대로라면 예비 당첨자들은 여전히 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함영진 랩장은 "서울 등 조정지역에서는 예비 당첨자를 이미 모집 가구의 80% 수준으로 뽑고 있다"며 "대출 규제, 청약 규제 때문에 부적격자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예비 당첨자를 늘리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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