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행동을 오해하고 미국이 양보할 준비가 돼 있다는 생각에 무역협상에서 강경 기조로 돌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에게 기준금리를 인하하라고 압박한 것은 미국 경제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것보다 더 취약한 상태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중국은 해석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친분을 강조하고 류허 중국 부총리가 미국산 대두를 더 많이 사겠다고 한 것을 칭찬한 것에 중국이 대담해졌다고 이들은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비판하면서 중국 경제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중국 고위 관료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는 당시 "중국은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경제에 엄청난 부양책을 더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연준은 그칠 새 없이 기준금리를 올렸다"고 트윗을 통해 말했다.

중국 상무부 산하 싱크탱크 소속 메이 신위 애널리스트는 "경제가 약화하지 않고 있는데 어째서 연준에 계속해서 금리 인하를 요구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의지가 약해지고 있다면 중국이 입장을 강경하게 선회해도 미국은 계속해서 합의 타결 의지를 보일 것으로 중국의 생각이 미쳤다고 WSJ은 분석했다.

중국이 1분기에 6.4%의 안정적 성장률을 보인 것과 지난달 말 일대일로 포럼에서 40여개국에서 참석하면서 중국이 무역협상에 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청리 중국 전문가는 중국 지도부는 일대일로 포럼을 통해 "중국이 다른 국가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들과 관계를 개선할 레버리지를 더 갖게 됐다"고 봤다면서 "이렇게 되면서 그들이 강경한 자세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인상 위협에도 미국과 중국은 11차 무역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협상 시작은 하루 늦춰졌다.

그러나 류허 부총리의 과거 방미와 달리 이번에는 시진핑 주석의 '특사'라는 타이틀이 부여되지 않아 상당한 수준의 합의를 타결지을 권한을 갖고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100명 이상의 대규모 협상단이 동행할 예정이었으나 이 규모도 크게 줄었다. 왕셔우원 상무부 부부장(차관급)과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은 협상에 그대로 참여한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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