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우리나라의 제조업 투자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제조업의 설비투자로 해석될 수 있는 자본재 공급이 올해 1분기에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98.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했다.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국내에서 생산하거나 외국에서 수입해 국내에 공급된 제조업 제품의 금액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국산과 수입이 각각 3.9%, 4.3% 줄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지표는 자본재다. 자본재는 각 산업에서 생산 관련 활동에 지속해서 사용되는 기계, 장비로 원칙적으로 1년 이상의 내구성을 가진 제품을 의미한다. 제조업의 투자 흐름을 알 수 있다.

1분기 자본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3% 급감했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 2010년부터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작년 1분기 반도체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진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2017년부터 반도체 라인 증설에 돌입했다. 실제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라인에 들어가는 기계장비의 국내 공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급감했다.

개인 또는 가계에서 구매ㆍ사용하는 제품을 의미하는 소비재는 0.8% 줄었다.

최종재(자본재+소비재)는 자본재의 부진으로 마이너스(-) 10.2%로 집계됐다.

원재료와 연료, 부품 등으로 투입되는 제품을 뜻하는 중간재는 D램과 자동차부품이 호조를 보이면서 0.2%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국내 공급을 보면 1차 금속 등은 증가했지만 기계장비와 기타운송장비, 전기장비 등은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앞서 언급한 기계장비(-20.2%)는 국산(-15.7%), 수입(-29.0%)이 모두 부진했다. 기타운송장비도 국산(-51.2%), 수입(-13.7%)이 부진하면서 감소율은 43.5%에 달했다. 전기장비도 국산(-5.5%), 수입(-9.7%)이 역성장하면서 6.7% 줄었다.

1차 금속만 국산(0.6%), 수입(5.1%) 모두 늘면서 1.9% 증가했다.

제조업 국내 공급 중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6.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재는 0.2%포인트 오른 24.5%, 자본재는 2.5%포인트 상승한 35.4%로 집계됐다. 이를 모두 합한 최종재는 0.5%포인트 오른 28.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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