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만기일+달러-원 환율 급등에 투자심리 악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최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딜을 깼다(broke the deal)"는 표현을 쓰면서 국내 증시가 충격에 휩싸였다.







9일 연합인포맥스 주식종합(화면번호 3011)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대비 3.04% 급락한 2,102.01에, 코스닥은 전일대비 2.84% 급락한 724.2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3% 이상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11일 미국 증시 쇼크에 4.44% 급락한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날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이 안갯속으로 치달으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나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플로리다 파나마 시티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지지자들에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합의를 깼다"라며 "그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류허 중국 부총리를 비롯한 중국측 협상단이 9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을 방문, 무역협상에 나서기도 전에 미국이 강경 모드로 돌변하면서 무역협상은 난항에 빠졌다.

국내 증시도 충격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883억원 어치, 기관은 6천622억원 어치 순매도에 나섰다.

반면 개인만 유가증권시장에서 8천억원대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0일부터 대중국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발언한데 이어 "중국이 딜을 깼다"고 언급해 무역협상 우려가 증폭됐다고 봤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급락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글로벌 증시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며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모두 급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급이 악화하면서 외국인 매도세와 함께 기관이 6천억원 이상 대규모 매도에 나섰고 지수에 하방 압력을 넣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옵션 만기일을 맞은 외국인 선물 매도와 달러-원 환율 상승의 여파도 증시 하락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달러-원 환율도 전일대비 10.40원 급등하면서 주가지수에 부담이 됐다.

환율은 2017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070원대로 올라서 코스피 하락을 부채질했다.

최근 북한의 발사체 실험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투자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사실상 협상 결렬보다 전략적 협상 방법의 하나로 해석되면서 경계심을 유지하는 정도였지만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하락의 트리거로 작용했다"며 "옵션만기일을 맞아 장중 외국인 선물 매도가 1만2천계약을 웃돌면서 베이시스 축소에 따른 현물 매도와 비차익 매도세가 나옴에 따라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과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지수의 변동성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과거 트럼프의 행적을 감안해 봤을 때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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