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에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판을 뒤엎어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바꾸는 트럼프식 협상법에 주목하면서 증시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전략일 뿐 협상 결렬이나 장기화를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10일 "전일 코스피가 3.0% 하락했지만 미·중 무역협상에서 관세율 인상, 무역분쟁 심화 이슈가 하반기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옵션만기일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 출회가 증시 낙폭을 확대한 면도 있어 향후 코스피 2,100포인트 이하에서는 분할 매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KB증권은 관세가 인상되는 경우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다시 악화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오래 끌지 않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실제로 관세율이 상향되더라도 이 조치가 장기화되기 보다 단기에 협상카드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삼성증권도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봤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10일 자정(미국 현지시각), 우리시각으로 이날 오후 1시에 관세 인상 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이미 증시에 선제적으로 반영됐다고 봤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무역협상 변수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지난해 무역분쟁이 심화했던 시점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며 "작년에는 미중간의 협상 채널이 작동하지 않았던 반면 지금은 상당부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진 상황으로 최종 담판을 앞둔 막판 진통으로 풀이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 반등폭은 제한적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노딜 협상 파행이 미국의 2천억달러 관세 조정과 중국의 제한적 보복으로 파급될 수 있지만, 추가적인 협상을 통해 확전 여지는 제한될 것"이라며 "글로벌 위험자산은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코스피는 2,150~2,010포인트에서 뉴스 플로우, 정책 변화에 따라 일진일퇴 공방전을 반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부장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궁극적으로 합의를 하더라도 지금은 실적 저점 기대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그래도 2018년보다는 미국과 중국의 금융여건이 완화적이고, 작년에는 경기 정점 부근에서 관세 우려가 발생해 타격이 컸지만 지금은 바닥에 접근중이라 바닥에 가까워지는 시점이 지연되는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