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무역협상의 당사국인 중국의 위안화보다 원화의 변동성이 더 큰 배경에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10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과 통화별 현재가(화면번호 6416)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10.40원(0.9%) 오른 1,179.80원에 마감했고,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0.0286위안(0.4%) 상승한 6.8354위안을 나타냈다.

무역분쟁 당사국인 중국의 위안화보다 변동률이 두 배 이상 컸던 셈이다.

이날도 0.02% 이내 상승률을 보인 달러-위안과 달리 달러-원은 장 초반 0.14% 상승률을 보이며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세를 보였던 지난 4월부터 전일까지 원화와 위안화의 등락률을 비교해보면, 달러-원 환율은 4.01%의 등락을 보인 데 비해 달러-위안 환율은 1.83% 등락에 그쳤다.





원화는 지난 4월 외국인 주식 배당금 관련 역송금 이슈로 달러 수요가 많은 가운데 한국은행의 성장률 하향 조정, 1분기 국내총생산(GDP) 충격 등 국내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변동성을 키웠다.

4월 배당 이슈가 끝나고 주춤하던 달러-원 상승세는 최근에는 무역협상을 앞두고 관련 소식에 상승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화가 다른 통화보다 악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경기 부진 우려와 역송금 이슈 등 국내 요인으로 민감도가 더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여기에 미·중 무역협상 타결 분위기가 급속히 결렬 우려로 전환되면서 전반적으로 위험통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부 통제가 가능한 위안화에 비해 시장에 맡겨진 원화의 변동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A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위안에 연동해서 달러-원이 오른 건데 원화 변동폭이 더 컸다"며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와 원화 자체의 레벨 부담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상승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협상 결과에 따라 양방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최근 달러-원 상승세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서 시장의 눈치 보기가 이어지는 점도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뉴스를 보며 롱플레이에 나서는 참가자들이 있는 것 같다"며 "반면, 네고 물량은 이미 판 곳도 있지만, 협상 결과 등을 기다리며 더 오르는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도 있어 상승 편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주식을 비롯해 채권 등 원화 자산 전체로 약세가 번져갈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C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원화가 거래하기 편리해 변동성이 더 큰 것도 있다"면서도 "무역 이슈에 있어 한국이 중국,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아 관련 소식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보호무역 기조를 유지하는 이상 중국 경제가 좋아도 한국이 그만큼 이익을 못 보고, 그렇다고 중국이 안 좋으면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크다 보니 그렇다"고 덧붙였다.

D 외국계 은행 외환 딜러는 "전일 외국인의 주식 대량 매도 등 원화 자산에 대한 이탈 우려가 있다"며 "달러-원이 더 오르면 채권도 약세를 보일 수 있어 트리플 약세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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