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제유가가 상승 흐름을 타면서 올해 1분기 정유업계의 재고평가 이익이 1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7229)에 따르면 연초 51달러대에서 출발한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분기에 배럴당 15달러 이상 오르며 30%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통상 선물 등을 통해 미리 원유를 확보한 정유사들은 이러한 국제유가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막대한 재고평가 이익을 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1분기 석유사업에서 가져간 재고평가 이익은 4천25억원이었다.

에쓰오일에는 2천억원의 재고평가 이익이 발생했고,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4분기에 입은 재고평가 손실 가운데 1천422억원이 올해 1분기에 환입됐다.

업계에선 GS칼텍스의 재고평가 이익을 2천500억~2천70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4분기 1조573억원의 합산 영업손실을 낸 정유기업들은 올해 1분기 1조3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소식에 상승하던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사우디의 원유 증산 가능성 등이 제기되자 오름세가 둔화한 모습이다.

최근 미·중 간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국제유가 흐름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관측된다.

그러나 재고평가 이익의 계산방식에 따라 일부 이익이 다음 달로 이월돼 반영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실적 개선세는 올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된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현 수준의 유가가 지속될 경우 1천500억원 수준의 재고평가 이익이 2분기에 인식될 것"이라며 "재고평가 이익뿐만 아니라 낮았던 유가가 지연돼 투입되면서 한 달 후행 정제마진 대비 실질마진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작년 4분기에 발생했던 저가법 재고평가 손실이 대부분 환입됐다"며 "분기 평균 유가가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해 이에 따른 래깅효과가 반영되면서 정유부문 실적이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7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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