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별다른 합의 없이 빈손으로 무역협상을 마무리한 가운데 협상 결렬이 달러-원에 미칠 영향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대체로 미·중 무역협상 결과가 최악의 시나리오는 벗어난 만큼 달러-원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기에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반면 미·중 무역협상에 관련된 부정적인 뉴스가 이어지고 있고 역외 달러-위안(CNH)이 급등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달러-원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9~10일 이뤄진 미·중 무역협상은 별다른 합의 없이 종료됐다. 양측은 이후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협상 타결에 대한 여지는 열어놓은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합의를 깼다면서 중국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다. 그는 "그들(중국)이 우리와의 합의를 파기했으며 다시 협상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대부분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노 딜'보다는 양측의 협상 지속 의지에 주목했다.

'노 딜' 시나리오는 시장이 예상해 온 수준의 결과라는 의견도 많았다.

A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미·중 협상 결렬은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었다"며 "양측이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점도 시장 관점과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 거래일 고점 인식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추가로 달러-원이 강한 상승 모멘텀을 받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무역협상이 불발됐고, 관세율이 인상됐지만 결국 협상은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최악은 면했다는 심리가 시장에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벤트이고, 원화와 위안화의 연동 수준이 높은 만큼 협상 결렬은 달러-원을 새로운 레벨로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오전 달러-위안 환율은 무역협상 불확실성 등에 전장대비 0.55% 상승한 6.8794위안까지 급등했다.

달러-원도 달러-위안에 연동해 전일 고점에 근접한 수준인 1,182.4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무역협상이 추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최악의 경우로 결론이 날 경우 달러-원을 1,200원 레인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C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결렬되고, 부정적인 뉴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달러-원은 미·중 무역갈등에 1,20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D시중은행 외환딜러도 "협상 결렬로 달러-원은 위안화 약세에 연동될 것"이라며 "일부 선반영된 부분도 있으나 원화에는 분명한 악재"라고 말했다.

A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미·중 무역 전쟁이 좋지 않은 결론을 맺는다면 달러-원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며 "어떤 형태일지 예상은 어려우나 미·중 양측은 결정적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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