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경제동향…수요위축 일부 완화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지난달 '점차 부진'에서 이달 '부진'으로 우려 수위를 더 높였다. 수출과 투자 등 여러 지표가 부진한 데 따른 결과다.

KDI는 13일 발간한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위축이 일부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4월호의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문장에서 '점차'가 빠진 셈이다. 이는 이전보다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3월 지표가 전달보다는 완화된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지표가 많은 상황에서 경기를 개선되는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완화한 지표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DI는 대부분의 지표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우선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건설투자도 건설기성의 감소 폭 축소에도 선행지표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데 주목했다.

3월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감소하며 전월(-26.8%)보다 감소 폭이 축소됐지만, 의미 있는 개선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특히 기계류는 전월(-29.0%)에 이어 큰 폭(-20.0%)으로 감소한 데 이어, 특히 반도체 설비투자와 관련이 높은 특수산업용기계는 감소율이 43.7%에 달했다.

기계류 내수출하지수도 -15.2%를 나타냈는데 부진했던 전월(-17.0%)과 비슷했다. 국내기계수주는 -6.7%로 전월(2.2%)과 비교하면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됐다.

4월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은 전월(-58.5%)과 유사한 -53.6%였는데, 이는 반도체산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3월 건설기성은 건축과 토목 부문 모두 감소 폭이 축소되면서 전월(-12.2%)보다 부진이 다소 완화된 -2.9%의 증가율을 보였다.

건설수주(경상)는 건축부문이 감소했지만, 토목 부문에서 2조4천억원 규모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대형 사업이 수주되면서 일시적으로 18.7%라는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주택착공과 건축허가면적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주거부문의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KDI는 진단했다. 주택착공이 44.9% 감소한 가운데 선행지표인 건축허가면적도 8.4% 줄어서다.

수출에서도 어려움은 이어지고 있다. 4월 수출은 2.0% 감소율을 기록하며 전월(-8.2%)보다 폭이 축소됐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5.8% 감소해 전월(-4.5%)보다 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13.5%)와 석유화학(-5.7%), 석유제품(-2.6%)은 감소를 이어갔고, 자동차(5.8%)와 선박(53.6%)은 증가했다.

KDI는 2월 세계교역량이 1.1% 감소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KDI) 선행지수도 99.1로 하락하는 등 대외여건은 점차 악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나마 수요위축은 다소 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3월 서비스업생산은 전월(-0.4%)보다 높으나, 1~2월 평균(1.0%)보다 축소된 0.6%의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2.4%로 1~2월 평균(1.3%)보다는 증가 폭을 키웠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1.6을 기록해 기준치(100)를 웃돈 가운데, 소매판매액지수와 관련이 깊은 소비재수입도 4월에는 11.6%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소비재수입은 소비재수입액을 전월의 소비재 수입물가지수로 실질화한 수치다.

생산 측면지표도 부진했다.

KDI는 "생산 측면에서도 서비스업생산이 소폭 증가에 그친 가운데 광공업생산도 전월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알렸다.

3월 전산업생산은 0.7% 감소했는데, 이는 전월(-1.9%)에 이어 여전히 부진한 것이다.

세부적으로 서비스업생산은 설 명절 영향이 소멸하면서 전월(-0.4%)보다 높은 0.6%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지난해 4분기(2.7%)와 올해 1~2월(1.0%)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했다.

광공업생산은 기타운송장비(8.2%→14.9%)가 확대됐지만, 반도체(5.9%→2.5%)의 증가 폭이 축소되고, 자동차(0.4%→-1.4%)가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전월(-3.4%)에 이어 감소세(-2.8%)를 이어갔다.

3월 제조업 출하는 내수출하(-5.2%→-3.3%)의 감소가 지속하고, 수출출하(0.2%→1.0%)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전월(-2.9%)에 이어 -1.5%의 낮은 증가율로 집계됐다.

제조업 재고율은 111.8%로 전월(115.3%)보다 낮았다. 이는 반도체(111.1%→82.9%) 부문의 하락에 따른 것으로서, 지난 2018년 10월 이전의 105% 안팎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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