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에도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공포로 위험자산 투자가 얼어붙은 데 따라 하락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2달러(1.0%) 하락한 61.0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최근 6주래 가장 낮은 수준에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상황과 글로벌 원유 공급 관련 이슈 등을 주시했다.

유가는 미·중 관세 충돌에 따른 무역 전쟁 우려에도 장 초반에는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에 접한 아랍에미리트(UAE)의 동부 영해 인근에서 피습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해당 지역에서 상선 4척이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행위) 공격을 받은 가운데 이 중 2척이 사우디 유조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이란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미국이 병력을 대폭 증가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해 원유 시장의 긴장을 더욱 키웠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공격의 배후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공격은 전 세계 석유 공급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가는 하지만 무역전쟁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면서 가파르게 반락해 하락 마감했다.

중국은 이날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다음 달 1일부터 최대 25%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보복하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란 트윗을 올린 직후 발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오랫동안 미국을 이용했다"면서 "따라서 중국은 (관세에) 보복해서는 안 된다. (보복하면) 더 나빠질 뿐"이고 경고했다.

그는 "협상을 타결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 (경제가) 매우 심하게 다칠 것이라고 시진핑 주석과 중국의 모든 내 친구들에게 말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관영언론들은 일제히 미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경제의 약점을 정밀 타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719포인트 폭락하는 등 패닉 장세가 나타났다.

양국의 무역갈등은 글로벌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로도 직결되는 요인이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격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인포르마 이코노믹스의 마샬 스티브 에너지 시장 연구원은 "무역갈등 장기화가 세계 경제와 원유 수요의 둔화를 이끌 것이란 우려가 있다"면서 "미국의 산유량도 변동성이 있긴 하지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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