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이하 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중국의 보복 관세 발표 등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격화로 폭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팽팽한 무역 긴장 속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무역 전쟁 공포에 장중 수익률 곡선 역전이 다시 발생했으며,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5개월 이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는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로 맞선 여파 속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에도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공포로 위험자산 투자가 얼어붙은 데 따라 하락했다.

미·중 무역갈등은 중국의 보복대응으로 한층 격화됐다.

중국도 오는 6월 1일부터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최대 25%까지 올리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예고한 대로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한 보복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중국의 보복 관세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복 시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란 위협을 내놓은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오랫동안 미국을 이용했다"면서 "따라서 중국은 (관세에) 보복해서는 안 된다. (보복하면) 더 나빠질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을 타결하지 않으면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이 매우 심하게 다칠 것이라고 시진핑 주석과 중국의 모든 내 친구들에게 말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일제히 미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경제의 약점을 정밀 타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산 제품 추가 3천250억 달러어치에 대하 관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의 발언도 나왔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닐 카시카리 총재는 현재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강력한 상황이라면서, 중국과의 관세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중국과 무역갈등을 견딜 수 있지만, 장기화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7.38포인트(2.38%) 급락한 25,324.9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9.53포인트(2.41%) 떨어진 2,811.8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9.92포인트(3.41%) 폭락한 7,647.02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 500은 지난 1월 3일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지난해 12월 4일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격화 가능성에 패닉 성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은 지난주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했다. 미국은 또 중국산 제품 추가 3천억 달러가량에 대한 관세 인상 절차에도 돌입했다고 밝혔다.

중국도 오는 6월 1일부터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최대 25%까지 올리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예고한 대로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한 보복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보유한 막대한 미국 국채 투매 가능성 등도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양국 대립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급속히 위축됐다.

오후 들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소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주요 지수도 낙폭을 일부 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 추가 3천250억 달러어치에 대하 관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우지수는 장중 719포인트 이상 폭락했던 데서 트럼프의 해당 발언 등으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 등 양국 무역전쟁 격화에 대한 우려가 팽팽한 만큼 반등 폭이 크지는 못했다.

국채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가 역전되는 등 양국갈등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다시 커졌다.

3개월물과 10년물 간 금리 역전은 대표적인 경기 침체 예고 신호로 꼽힌다. 지난 3월에도 해당 금리 역전으로 침체 우려가 확산했던 바 있다.

종목별로는 캐터필러가 4.6% 급락하고 애플은 5.8% 내리는 등 무역정책에 민감한 기업들의 낙폭이 컸다.

업종별로는 경기 방어 업종인 유틸리티가 1.1% 오른 것을 제외하고 전 업종이 내렸다. 기술주는 3.71% 폭락했고, 산업주도 2.84% 내렸다.

이날은 발표된 주요 지표가 없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증시 변동성도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봤다.

라덴버그탈만의 필 블랑카토 대표는 "이날 움직임은 앞으로 다가올 일의 전주곡이라고 본다"면서 "단기적으로 더 큰 변동성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중국이 정말로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는 것이 확인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13.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8.12% 급등한 20.5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1bp 하락한 2.424%를 기록했다.

3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2.4%대를 내줬으며, 장중 저점은 2.931%로 3월 28일 이후 가장 낮았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3.3bp 내린 2.840%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9bp 떨어진 2.193%에 거래됐다. 2018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0.3bp에서 23.1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지난주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 결렬 이후 무역 긴장이 계속돼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이어졌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4bp 떨어진 -0.07%를 나타냈다.

침체 신호인 수익률 곡선 역전은 지난 10일에 이어 이날도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장중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394%로 떨어진 반면, 3개월물 금리는 2.423%로 내렸다. 결국 3개월 국채수익률은 1.6bp 내린 2.413%를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지난 5일 이후 국채수익률은 지속해서 내리고 있다. 무역 긴장이 고조되기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글로벌 경제를 더 낙관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5%를 웃돌았다.

지난주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미국은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했고, 나머지 3천억 달러에 대해 서도 25%로 올릴 준비도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맞서 이날 중국도 미국 수입품 6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최대 25%로 올린다고 공식 발표했다.

무역 긴장이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위험자산과 주식 등이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양쪽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칼처럼 관세로 위협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정부가 한 달 안에 협상하지 않으면 아직 관세가 적용되지 않은 상품에도 부과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했다"고 말했다.

오스트럼 에셋 매니지먼트의 악셀 보트 선임 전략가는 "현재 시장은 계속해서 독일 국채와 미 국채를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펜 뮤추얼 에셋의 쥐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은 오랜 기간 지속할 것"이라며 "두 나라는 기술과 경제, 정치적 합의를 두고 경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이 보유한 막대한 미 국채를 매도할 것이라는 우려도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약해진 위안화를 방어하기 위해 중국이 미 국채를 팔고 달러를 위안화로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미 국채수익률은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또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가 높아지면 미국인이 사들이는 많은 상품의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지는데, 이는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돼 미 국채에 또 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

전미 외교협회의 브래드 세터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2014년과 2015년에 미 국채를 팔았고,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작년에도 팔았을 것"이라며 "중국이 앞서 개입했던 최근 수준 아래로 떨어지기 전에 위안화 방어를 위해 개입하지 않는다면 놀랄 것이며, 그 시점은 달러-위안이 7위안을 웃돌기 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중국은 위안화를 방어하기 위해 미 국채를 팔 필요는 없고, 모기지증권 매각이나 보유 현금을 이용하는 등의 다른 수단을 쓸 수 있다"고 내다봤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미 국채 전략 대표는 "동기와는 관계없이 무역 긴장은 주식시장에는 불안을, 국채 같은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을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33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938엔보다 0.606엔(0.55%)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30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320달러보다 0.00014달러(0.01%)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2.78엔을 기록, 전장 123.47엔보다 0.69엔(0.56%)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1% 오른 97.329를 기록했다. 장중 97.010까지 내려 지난달 1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고조돼 엔, 프랑 등 안전통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무역분쟁에서 상대적인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에 최근 강세를 보이던 유로는 급격한 위험회피 심리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종료된 데 이어 중국은 이날 6월 1일부터 미국산 일부 제품 관세를 최대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무역협상은 결렬됐고 미국이 중국 제품 관세를 인상했지만 향후 협상은 이어지리란 기대에 다소 살아났던 위험 투자 심리는 중국의 보복 관세가 현실이 되자 다시 급격히 물러났다.

엔화는 달러 대비 2월 1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중국 위안화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후 가장 약했다. 장중 달러-위안 환율은 6.9182위안까지 올랐다가 6.8769위안에 마감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달러-위안이 몇 개월 내에 심리적으로 중요한 레벨인 7위안을 넘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을 사용해 위안화가 달러 대비 7위안 선을 넘는 것을 막으려고 하겠지만, 이는 투기세력과 자본 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BBH의 분석가들은 "어떤 합의도 없이 협상이 지난주 끝났고, 다음 협상에 대한 날짜도 정해진 게 없다"며 "단기적으로 여전히 비관적이며, 양측에서 나오는 말들을 볼 때 상황이 좋아지기 전에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보뱅크의 외환 분석가들은 "안전피난처 수요가 계속돼 엔화의 추가 강세를 이끌 수 있고, 일본 수출업자들은 이런 환경에서 불리함을 느낄 수 있다"며 "12개월 전망으로 달러-엔은 108선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FXTM의 한 탄 시장 분석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에 진전이 없어 안전피난처 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긴장이 더 고조되면 금이나 엔화와 같은 안전자산 강세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무역 전쟁 와중에 보유해온 미 국채를 대량 매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달러에 우려를 더했다.

CIBC의 바이판 라이 북미 외환 전략 대표는 "중국이 상당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 시장이 약간 위축됐다"며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거래는 방어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라이 대표는 "유로존이 결제 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무역 전쟁 기간에 흑자 통화가 잘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유로는 달러에 대해 수혜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수출과 밀접한 호주 달러 역시 약세였다. 중국 무역 우려에다 약한 호주 경제 지표에 따른 호주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호주 달러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파운드화는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2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너스톤 웰스의 클리프 호지 투자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수익률과 달러에서 향후 시장 흐름의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달러 인덱스가 고점을 더 뚫는다면, 물가 상승에 대비해 장기 채권을 팔고 주식을 매수하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2달러(1.0%) 하락한 61.0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최근 6주래 가장 낮은 수준에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상황과 글로벌 원유 공급 관련 이슈 등을 주시했다.

유가는 미·중 관세 충돌에 따른 무역 전쟁 우려에도 장 초반에는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에 접한 아랍에미리트(UAE)의 동부 영해 인근에서 피습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해당 지역에서 상선 4척이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행위) 공격을 받은 가운데 이 중 2척이 사우디 유조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이란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미국이 병력을 대폭 증가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발생해 원유 시장의 긴장을 더욱 키웠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공격의 배후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공격은 전 세계 석유 공급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가는 하지만 무역전쟁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면서 가파르게 반락해 하락 마감했다.

중국은 이날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다음 달 1일부터 최대 25%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보복하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란 트윗을 올린 직후 발표됐다.

양국의 무역갈등은 글로벌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로도 직결되는 요인이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격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인포르마 이코노믹스의 마셜 스티브 에너지 시장 연구원은 "무역갈등 장기화가 세계 경제와 원유 수요의 둔화를 이끌 것이란 우려가 있다"면서 "미국의 산유량도 변동성이 있긴 하지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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