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서울채권시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한 데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채권 금리 레벨을 낮출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

미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2.40%를 지지하면서, 금리 레벨 하단에 막힐 가능성도 있다.

전일 미 10년물은 6.03bp 하락한 2.4077%, 2년물은 8.59bp 내린 2.1843%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특히 2년물은 지난 2018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네 차례나 올렸지만,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은 힘없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 전 레벨로 돌아온 셈이다.

미 10년물 대비 3개월물 스프레드는 1.31bp까지 좁혀지면서 역전을 다시 눈앞에 뒀다.

통상 장단기스프레드는 미 10년물과 2년물을 기준으로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금융시장은 2년물 대신 3개월물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가 두드러진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 때문이다. 중국이 오는 6월 1일부터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최대 25%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관세 인상에 대한 보복 조치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17.38포인트(2.38%) 급락하는 등 주가가 일제히 폭락했다.

서울채권시장은 매수의 탄력이 떨어질 때마다 롱 재료가 매수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전일 국채선물은 장중 상승 폭을 모두 반납하고 보합으로 마쳤다.

국고채 5년물 입찰이 부진한 게 트리거였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전언이다.

전일 발표됐던 수출 부진 및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 동향 보고서 내용이 채권시장에 분명히 우호적이었음에도 수급을 이유로 장이 힘없이 밀렸다는 건 그만큼 채권시장이 추가 매수에 자신이 없다는 증거다.

매수 재료를 등에 업고 금리 레벨이 얼마나 더 낮아질지가 이날 채권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국고채 3년물은 전일 1.720%, 10년물은 1.877%에 각각 고시됐다.

채권시장은 국고채 3년물 레벨 하단을 1.70%로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하순 3년물 금리는 1.679%까지 내려가기도 했었다.

다만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려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좀 더 앞당겨질 필요가 있다. 이를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통화안정증권 2조원을 조기 상환한다. 익일은 정부가 1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매입하고 재정증권을 발행한다.

수급은 단기물에 대체로 우호적이다. 레벨 부담을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단기물과 달리 10년물 금리 하단은 좀 더 열려있다. 시장참가자들이 10년물 금리 하단을 1.80% 수준으로 보고 있어서다.

외국인은 전일 1조원 규모의 통안채를 사들였다. 환율이 오르고 스와프 포인트가 하락하면서 재정거래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87.80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3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87.50원) 대비 1.60원 올랐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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