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연금자산 장기성장 관점에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14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공적연금 등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정 운영방안' 토론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기준은 연금자산 성장이며, 장기적 기업가치를 염두에 둔 기업과의 건설적 대화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데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과의 신뢰, 협조로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를 이루겠다는 기본 방침을 시장에 명확히 시그널링해야 한다"며 "지배구조 개선의 장기적 방향성과 기업, 자본시장의 발전적 관계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형성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배구조와 기업가치 상관성은 이론과 실증에서 명확하며, 글로벌 연기금들도 연금 성장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기업에 관여하고 있다"며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선진국에서 대부분 도입됐고 한국적 현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이용해 한국 기업부문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상태임을 지적했다"며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계열사의 높은 수익성이 실증분석에서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송 실장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국민연금이 시장에서 가지는 특수성과 한국의 기업소유구조 등을 고려해 수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연금 주식 보유 789개 기업 중 5% 이상 보유 지분을 가진 기업이 36%에 달해 단순 의결권 행사로도 경영 감시에 대한 강한 시그널이 되기도 한다"며 "국민연금의 과도한 주식 보유가 한국 기업의 소유지배구조와 불필요한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내부지분율로 한국 기업 경영권은 그동안 안정되기는 했으나 소유구조로 보면 대주주와 외국인 간 견제 구도 속에 국민연금 역할이 변수였다"며 "국민연금은 균형자로서 한국 기업 지배구조의 캐스팅보트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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