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국내 자동차 업계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 부진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가열되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의 회복이 더뎌지고, 국내 완성차 업체의 타격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가 발표한 지난 4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 대수는 150만대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가 28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인 이후 올해도 판매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회복의 기대감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1일부터 부가가치세 인하를 단행하며 내수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번호판 규제 완화 가능성 등 아직 확정되지 않은 추가적인 수요 진작책에 대해 기대감으로 구매를 미루고 있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1월부터 4월까지 승용차 판매량도 660만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6.6% 감소했다.

지난 1분기 국내와 미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 회복세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중국 시장의 반등 기대감도 커졌지만, 실제 실적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4월 중국 소매판매는 4만6천70대로 전년동기대비 34.2% 감소했고 기아차의 판매량 역시 2만3천617대로 지난해보다 18.8%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자동차 수요부진은 경기뿐만 아니라 대내외 환경 등 복합적인 영향이 요인이기 때문에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는 오는 6월1일부터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어치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이번 관세 인상은 미국이 자국 제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25% 관세 부과에 따른 보복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히며 양측의 합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단기적인 소비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미·중 간 무역분쟁이 미국의 자동차 무역확장법 232조등 다른 통상 현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미국 의회 조사국(CRS)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8일까지 자동차와 그 부품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인지 여부를 판정하고 대응 방식도 결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 역시 현대기차의 중국 실적 부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이지웅 수석연구원은 최근 열린 웹 세미나에서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실적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1일 자로 중국 1공장이 셧다운 됐다며 3공장 역시 생산라인 정비로 절반만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수요 둔화와 일본계 브랜드 시장 지위 상승 등 경쟁 구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꼽히고 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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