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본계약 체결도 연기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의 롯데카드 인수가 쉽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대표이사의 탈세 혐의로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롯데카드 내부적으로도 회의론이 퍼지고 있어서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내부에서는 사모펀드로 매각에 부정적인 기류가 점차 심화하고 있다.

애초 한앤컴퍼니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고용보장과 투명한 경영 등을 내세워 롯데카드 직원들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롯데카드 직원들 사이에서는 금융회사를 사모펀드로 인수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0년 설립 이래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인수와 투자를 진행해왔지만, 금융회사를 인수해 경영해본 경험은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롯데카드는 한앤컴퍼니로 인수 가능성이 커지며 국내 3대 신용평가기관의 신용도에도 문제가 생겼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거나 전망을 한 등급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카드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되 부정적 검토대상에 올렸다.

한국신용평가도 롯데카드를 장기 신용등급 등급감시(Watchlist) 하향검토에 등록했다. 한신평은 롯데카드의 무보증사채와 단기신용등급(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에 각각 'AA(부정적)'과 'A1'의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카드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돼 롯데그룹의 롯데카드에 대한 지원능력이 저하됐다는 점을 장기신용등급 하향조정의 요인으로 꼽았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현재 카드업계는 수수료율 하락 등에 따른 실적 하향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모펀드가 아무런 경험도 없이 회사를 경영하려고 하는 것에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모펀드로 인수 가능성이 커지며 신용등급도 떨어져 자금조달 여건도 더 나빠졌다"고 덧붙였다.

한앤컴퍼니는 대표이사의 탈세 혐의에 따른 검찰수사까지 겹치며 본계약 일정을 연기했다.

롯데지주와 한앤컴퍼니는 오는 15일, 늦어도 이번 주 내에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려 했지만 여러 돌발 요인들을 고려해 본계약 체결을 미루기로 했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는 지난 2016년 10월 KT와 KT종속회사 나스미디어가 온라인 광고대행사 엔서치마케팅을 공정가액보다 3배 넘게 부풀린 600억원에 인수해 이와 연관돼 있다는 혐의를 받는다. 한앤컴퍼니가 매각한 엔서치마케팅의 부풀려진 인수가가 사실상 증여이고 이는 탈세라는 것이 검찰측 수사의 핵심이다.

검찰은 이 건과 관련해 지난 8일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대표이사의 검찰수사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 심사 영향 등 돌발변수 작용으로 본계약 체결이 미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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