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한국형 헤지펀드 순자산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채권형 펀드에 대한 자금 쏠림이 여전하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헤지펀드 순자산 규모는 31조2천2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7년 말 12조5천억원 수준에서 1년6개월여 만에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순자산 63조억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까지 급증한 셈이다.

한국형 헤지펀드 중 레포(Repo)를 포함한 채권형 펀드 순자산이 10조원을 넘어서며 헤지펀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교보증권은 지난 3월 한달에만 60개 펀드를 설정해 9천6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집했다.

4월에도 30개 이상의 채권형 펀드가 새로 설정됐고, 5월에도 3개가 신규로 추가됐다.

지난 10일 기준 교보증권 펀드 수는 총 350여개로, 설정액은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3월에만 14개 펀드를 새로 내놓은 신한금융투자와 DB자산운용, IBK투자증권 등도 레포펀드를 통해 설정액을 늘리고 있다.

신규 펀드로 유입된 자금 대부분이 레포 펀드로 흘러가면서 채권형에 자금이 쏠리는 경향을 보였다.

레포펀드는 펀드 자금으로 국공채와 우량등급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을 매수한 후 이를 담보로 RP시장에서 돈을 빌려 다시 채권에 투자해 레버리지를 추구하는헤지 상품이다.

헤지펀드는 변동성이 큰 장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한다.

주식형 헤지펀드는 증시 상황에 덜 민감한 '롱쇼트' 전략을 통해 절대수익을 추구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수익률 악화를 피할 수 없다.

주식형보다 더욱 안전한 채권형 펀드에 투자심리가 몰리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헤지펀드 중 레포펀드에 자금이 몰리면서 채권형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해 증시 급락 이후 주식형 헤지펀드 수익률이 좋지 않아 채권형으로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들이 단기자금 운용을 위해 발행하는 RP에 대한 유동성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헤지펀드 내 상품 다양화 요구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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