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만기가 짧은 통화안정증권(통안채) 입찰이 호조를 보여 서울채권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단기 채권 매수자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자산 배분 수요가 입찰 강세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있지만, 실제 운용하는 입장에서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박도 제기된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통안채 입찰에서 1년물 1조1천억 원이 1.715%에, 91일물 6천억 원이 1.7%에 낙찰됐다.

기준금리보다 낮은 채권에 대한 매수세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한다.

다만 현재는 한국은행이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우세하기 때문에 91일물 입찰 호조에 일반적인 설명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5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며 "통안채 91일물 매수는 만기 내내 레포(Repo) 대비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레포 일별 화면(2724)에 따르면 지난 13일 1일물 RP 금리는 1.85%를 나타냈다.

자산운용사로서는 레포 시장에서 매수(자금 공급)에 나서 통안채 3개월물 낙찰 금리인 1.7%보다 높은 금리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레포 매수를 포기하고 통안채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곧 인하하고, 이와 동반해 레포 금리도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통안채 입찰이 더 이득이라는 판단이 있어야 한다.

통안채 1년물이라면 몇 개월 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는 가정하에 입찰에 참여할 수 있지만, 91일물은 짧은 만기 때문에 5월 인하 전망 없이는 입찰에 참여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MMF의 자산 배분 수요가 통안채 입찰 호조의 원인이라는 설명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단기물이 강세를 나타낼 때는 MMF가 사서 그렇다는 기계적인 인식이 있다"며 "그러나 자산운용사에 현재 통안채 3개월물 금리인 1.70%에 낙찰을 받았냐고 물어본다면 실제로 그렇다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일 통안채 입찰에서 모두 기준금리 이상의 입찰 금리를 써냈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통안채 입찰 호조의 원인을 외국인 자금 유입이나 통안증권 우수기관에 선정되기 위한 증권사의 수요, 통안채 조기환매를 앞둔 수급 호조 등에 돌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6)에 따르면 전일 입찰 종목인 통안DC019-0813-0910의 총 거래량 4천900억 원 가운데 외국인은 2천300억 원, 은행은 2천200억원을 나타냈고, 자산운용(공모)은 400억 원에 그쳤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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