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미 국채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보복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마켓워치는 13일(현지시간) 중국이 미 국채 매도에 나설 수 없는 이유로 ▲ 안전자산 수요가 효과 상쇄 ▲ 역사적 교훈 ▲ 자기 파멸적 전략 ▲ 투자 선택지 부족 등을 꼽았다.

첫째, 중국이 미 국채를 매도할 경우 그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에 대한 흐름이 중국의 미 국채 매도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

즉 중국이 미 국채를 매도하면 이는 투자자들에게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양보할 뜻이 없다는 신호로 해석돼 무역 전쟁 공포를 증폭시킬 위험이 있다.

이 경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대거 몰릴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이 미 국채를 매도해 미국의 차입비용을 높이려는 전략이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많은 중국 학자들이 미국 국채 매도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미 국채금리는 주가 폭락에 오히려 하락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이안 린젠 금리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와 글로벌 성장 전망 하향으로 국채는 계속 오를 것이라며 "성장과 펀더멘털이 유출입(flow)을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역사적 교훈이 있다.

중국은 해외 국가 중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지만, 중국이 미 국채를 매도한다고 해서 국채금리가 오르지 않는다는 과거의 경험이 이를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성장률 둔화 우려로 2015~2016년 미 국채를 대거 매도한 바 있다.

당시 투기꾼들은 중국의 과도한 부채가 중국 경제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며 위안화의 약세에 베팅했다. 위안화 약세를 억제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5천억 달러어치에 가까운 미 국채를 매도했다.

그러나 중국의 이러한 국채 매도에도 미 국채 가격을 떨어뜨리는 데는 실패했다. 2016년 여름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 10년물 금리는 최저 1.32%까지 하락했다.

세 번째 자기 파멸적 전략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의 상당 부분은 미 국채로 이뤄졌다.

따라서 미 국채를 매도할 경우 중국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어들어 환율 방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제니 몽고메리 스콧의 가이 레바스 채권 전략가는 이러한 행동은 상대를 욕보이려다 도리어 자신이 피해를 보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실버크레스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패트릭 초바넥은 국채 매도는 위안화 대비 달러화 약세를 초래해 중국 당국자들이 위안화 약세를 통해 관세 충격을 상쇄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이 외환보유액으로 투자할 선택지가 미 국채 이외 많지 않다는 점이다.

유럽과 일본의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이거나 사상 최저 수준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면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 이외 다른 대안이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로 마켓워치는 중국이 미 국채 매도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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