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악화하는 가운데 원화가 위안화 약세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통화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최근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계수가 매우 높아지면서 원, 위안의 '프록시(proxy)' 통화 관계가 재확인되고 있어서다.

14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8)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과 역외 달러-위안(CNH)의 상관계수는 플러스(+) 1에 근접한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전일 일주일 기준 달러-원 환율과 달러-위안 환율의 상관계수는 0.96이 넘었다. 1개월 기준, 3개월 기준 상관계수도 각각 0.83, 0.80으로 집계됐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변수의 움직임은 높은 상관성을 가지게 된다.

일주일 전인 지난 7일 달러-원과 달러-위안의 1주일 상관계수가 -0.25였던 점을 고려해도 양 통화의 연동 강도는 매우 거세진 상태다.







<붉은색 선: 최근 달러-원 환율 일별 추이, 검은색 선: 최근 역외 달러-위안 환율 일별 추이>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최근 달러-원이 달러-위안의 상승세를 그대로 반영하는 모습이라면서 원화가 위안화의 약세에 가장 취약한 통화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한국 수출의 큰 타격이 예상되는 데다 최근 한국의 경제 성장 우려 등이 겹쳐 원화가 주요 통화 중 악재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원화는 풍부한 유동성과 높은 자본시장 개방 탓에 헤지 수요로도 활용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원화를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전망 악화에 대비한 상위 3대 숏 통화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호주달러, 대만달러가 원화와 함께 지목됐다.

A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원화가 무역 전쟁에 가장 피해받는 통화로 지목받고 있다"며 "최근 원화 딜러들이 위안화를 보고 거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외환딜러들은 달러-위안 환율이 전일 6.9위안을 돌파하고 7위안 레벨에 근접하는 만큼 달러-위안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만약 달러-위안이 7위안 선을 넘어설 경우 달러-원의 향방은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수 있다.

그간 중국 당국이 경계해 온 레벨인 7위안이 뚫릴 경우 이는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용인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환율 영역으로 전이돼 무역 전쟁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B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무역 전쟁이 좋지 않은 쪽으로 전개되다 보니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나올 수 있다"며 "그간 중국은 위안화를 의도적으로 평가절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펼쳐왔는데 만약 당국이 7위안을 용인할 경우 새로운 국면이 펼쳐진다"고 말했다.

C시중은행의 외환딜러도 "만약 달러-위안이 7위안을 돌파하면 이는 트리거로 작용해 여러 연쇄 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며 "환율이 급등하고 1,200원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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