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25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개최된 대한항공[003490]의 3분기 경영설명회는 다분히 한국항공우주(KAI)[047810] 인수를 의식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상균 대한항공 부사장(재무본부장)은 3분기 경영실적을 설명하면서 먼저 부채비율을 언급했다. 이는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비율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IFRS 별도 기준 지난 분기 말 817.4%에 달했다. 자본은 2조2천229억원, 부채는 18조1천709억원이다.

이 부사장은 "각 방면에서 부채 줄이기에 돌입했다"며 "연말까지 600% 중반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FRS를 도입하면서 마일리지에서 1조원 정도가 부채로 잡히고 카드 제휴 수입 자체가 부대수입에서 부채(선수금)으로 바뀌었다"며 "1대에 3천억원에 달하는 A380 등 지난해 항공기를 많이 들여온 영향도 있다"고 높은 부채비율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고유가와 같은 불리한 경영여건에서도 고효율 항공기 도입 등의 효과가 나타나며 3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3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1조원이 훌쩍 넘어가는 KAI를 인수해도 재무 부담이 크지 않다고 주장한 셈이다.

또, 대한항공은 이날 항공우주사업본부 소개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항공우주산업본부의 부산 테크센터의 규모와 업무 범위, 연혁을 자료와 브리핑에 자세히 설명한 것.

대한항공 측은 KAI보다 먼저 항공기 제조사업을 시작했고 민항기 국제 공동개발과 구조물 제작, 군용기 제작과 정비·성능개량, 민항기 중정비, 무인기 개발 등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6천110억원의 매출액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경영전략본부장)가 적정가격에 인수하는 것이 목표라며 '당연한 인수후보'라는 태도를 보였다.

이 부사장은 "부산 테크센터에서 KAI와 같은 사업을 하고 있다"며 "제대로 주인을 찾아주려면 KAI와 해당 업종을 잘 알고 대응하는 주인이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항공기 제작에 대한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KAI에 고급 기술을 보유한 직원들이 많다"며 "우리는 고급 엔지니어를 보유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KAI 인수 의지를 피력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애널리스트는 "3분기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오랜만에 임원들이 대거 참석한 설명회를 열었다는 점부터 다분히 KAI 인수에 대한 시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특히 항공제조사업의 자체 역량을 강조해 현대중공업과 경쟁하는 인수전의 분위기를 가져오려는 노력이 역력했다"고 진단했다.

scoop21@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