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강수지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상단이 1,190원대로 높아진 가운데 외국인이 대량으로 달러 선물 매도에 나서 눈길을 끈다.

15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802)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은 통화선물시장에서 3만3천980 계약을 순매도했다. 지난 1월 25일 3만4천 계약 순매도 이후 약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을 팔아치운 셈이다.

미결제약정은 4만865계약 감소했고 최근 3거래일 연속 감소세다.

달러 선물 매도가 차익실현과 선제적 롤오버 성격이 있는만큼 서울 환시 참가자들은 외국인의 달러 선물 매매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달러-원 1,190원 부근에서의 상단 경계심리가 강해지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 드라이브가 됐던 달러-위안(CNH) 환율이 6.9위안대 초반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추가 급등 전망은 다소 완화됐다.

1,200원까지 달러-원 상단이 열리면서 고점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반대 거래 시점에 대한 레벨 탐색도 활발하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외국인은 최근 '빅피겨(큰 자릿수)'를 앞두고 충분히 올랐다는 인식이 강해서 매도가 나온 부분이 있다"며 "그동안 외국인이 꾸준히 매집했고 1,150원 위에서 계속 사면서 올라왔는데 1,200원을 앞두고 일부 물량 청산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 미결제약정이 5월물의 경우 약 4만개 줄었는데 롤오버 효과도 있지만, 대부분 외국인 롱포지션 청산 물량으로 보인다"며 "최근에 리스크 오프 상태에서 달러-원이 많이 올랐으나 주식시장이 진정 국면에 들어선 영향도 청산 재료가 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외국인이 최근 며칠 달러 선물을 매도했는데 외국인 진입 가격대가 1,120~1,130원 선이었다"며 "그간 포지션을 많이 누적시켰던 터라 외국인 선물 포지션은 아쉬울 게 없고 달러-원 고점 근처에서 포지션을 강하게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대부분의 외환딜러는 달러-원의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기엔 이르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관세 전쟁으로 확전한 가운데 우리나라 경상 수지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는 만큼 원화 가치 약세는 불가피하나 1,200원을 단숨에 상향 돌파하기엔 무리라는 진단이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외국인 달러 선물 대량 매도는 차익실현"이라며 "1,200원까지 한 번에 가기는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나 그렇다고 상승 방향성이 바뀐 건 아니며 속도 조절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역외에서 차익실현이 나오고 있으나 방향성이 변한 것은 아니"라며 "최근 달러-원이 워낙 급히 올랐고 현재는 미국과 중국도 협상 결론이 안 나는 분위기라 차익실현이 먼저 나온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루 이틀 정도 안정된 흐름을 보이면 관망했던 수출업체 매물도 나오고 국내도 롱 플레이어들의 포지션 처분이 나오면서 달러-원이 1,172~1,192원 정도로 단기 레인지 흐름으로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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