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이 미국의 관세인상에 다소 온건한 수준의 보복에 나선 것은 무역 긴장의 수위를 더 높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캐피털이코노믹스(CE)가 진단했다.

줄리언 에반스-프릿차드 CE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4일자 보고서에서 "긴장을 높이지 않으려는 의지와 제한적인 추가관세 부과 여지, 다른 수단을 통한 미국기업 응징 능력" 등의 세 가지가 중국이 소규모 대미 관세인상에 나선 이유라고 분석했다.

에반스-프릿차드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역시 무역 전쟁의 도구가 될 수 있다"면서도 "중국 당국이 합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한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까지 가는 것은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역외 달러-위안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관세를 위협하고 양국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우려가 보임에 따라 약 2.5%가량 오르며 6.9위안을 돌파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산 모든 수입품에 대해 미국이 결국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으로서는 위안화 절하를 계속 방어하는 데 따른 이익은 거의 없을 것이며 시장의 움직임대로 위안화 절하를 용인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반스-프릿차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관세 보복 조치에 대해 "중국 지도부는 정치적으로 당연히 보복해야 한다고 느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는 것은 막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지난주 류허 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한 것도 중국이 합의 기대를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제 다음 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기대가 모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에반스-프릿차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약 500억 달러 어치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아직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지만, 이들 제품은 대부분 하이테크 제품이거나 대체품이 없는 물품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으로서는 '역효과'를 낼 수 있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전자제품 제조업체는 미국에서 수입한 자본재와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보잉 제트기 역시 중국의 항공산업 확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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