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무역 긴장과 글로벌 성장공포,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더해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년 6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5일 마켓워치·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오후 1시30분(동부시간)께 전날보다 4.6bp 떨어진 2.375%에 거래됐다. 장중 2.361%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7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2.36%대는 심리적으로 중요한 지지선이어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무역 분쟁, 글로벌 성장 둔화, 이에 따른 디플레이션, 10년 만의 첫 금리 인하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미 국채 값 랠리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 관세 인상을 단행했고, 중국은 6월1일부터 보복관세를 부과한다고 맞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부분적으로라도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에 앞서 증가했던 주가와 같은 위험자산 강세 베팅은 급격하게 사라졌고,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미 국채로의 쏠림이 나타났다.

이번 달 들어 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 떨어졌고, 같은 기간 중국 CSI 300 지수는 4.8%,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4.4% 하락했다.

무역 분쟁이 다시 불거진 지난 6일 이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5bp 이상 떨어졌다.

긴장이 고조되자 중국의 재정 부양 노력 속에서 안정 조짐을 보인 아시아와 유로존 등의 글로벌 경제에 대한 공포가 되살아났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첫 번째 침체 피해자는 유럽, 특히 산업 주도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될 수 있다"며 "유럽은 중국과 강한 무역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 긴장 외에도 전략가들은 중국 경제가 붕괴에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벤 메이 글로벌 매크로 디렉터는 "마지막 보루인 중국의 최대 소비국 역할에 대한 의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글로벌 재정 부양은 사라지고 통화정책으로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 글로벌 경제의 강하고 지속가능한 상승은 희망 사항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관세가 올라가면 과거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국채 값은 낮추고 국채수익률은 올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채시장이 상승 랠리를 보인다. 관세로 인해 글로벌 무역이 줄고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디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의 클리크 코소 회장은 "무역 공포가 기업들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높은 가격을 전가하는 인플레이션 영향을 압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 성장 부진을 더 확인하게 되면 올해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인식도 늘고 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적어도 한 번 25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베팅이 나타났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빈 로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는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연율 3.2%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경제가 강한 만큼 향후 통화 완화 기대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면서도 "채권시장은 현시점에서 침체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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