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동반 경제지표 부진, 이탈리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 속에서 다시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4.1bp 하락한 2.380%를 기록했다. 최근 6주 동안 가장 낮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2.361%까지 떨어져 2017년 12월 이후최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3.3bp 내린 2.823%를 나타냈다. 이역시 6주 이내 최저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7bp 떨어진 2.168%에 거래됐다. 지난해 2월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1.6bp에서 21.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우려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중국 지표는 부진했고, 이탈리아 위험은 새롭게 부상했다. 미국 경제지표도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다시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해져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5bp 내린 -0.099%를 기록했다. 반면 이탈리아 10년 국채수익률은 2.748%로, 1.7bp 올랐다.

이탈리아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유럽연합(EU)과의 재정규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시사해 지정학적 우려가 고조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살비니 부총리는 "몇백만 명의 이탈리아인을 굶주리게 만들고 있는 EU 제약을 뛰어넘는 것이 내 의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재정적자가 올해 GDP의 2.5%, 내년 3.5%를 기록해 결국 EU의 3% 룰을 위반하게 될 것이라는 유럽위원회 전망 후 이런 발언이 나와 이탈리아와 EU 간 충돌 가능성이 커졌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장관은 독일이 1분기에 0.4% 경제 성장으로 침체 공포를 다소 줄인 뒤에도 우울한 경제 전망을 강조했다.

중국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가파르게 줄어들어 경기둔화 우려를 재차 자극했다.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4% 증가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7.2% 증가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발생했던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표 부진은 올해 초 중국 정부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투입했던 재정 촉진 수준을 뛰어넘는 추가 촉진책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EU의 재정 규제를 파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이탈리아 부총리 발언과 독일 경제장관의 경제가 여전히 약한 국면이라는 말 영향으로 국채 값이 올랐다"며"늘어나는 지정학적 우려 속에서 투자자들은 국채수익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도 일제히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4월 소매판매는 0.2% 감소해 0.2% 늘었을 것이라는 월가 예상을 밑돌았다. 4월 산업생산 역시 0.5% 감소하며 예상치를 하회했다.

이트레이드의 마이크 로웬가트 투자전략 부대표는 "무역이 지금 시장을 지배하는 이슈지만, 주 후반 소비자신뢰 발표를 앞두고 나온 판매둔화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소매판매는 핵심 경제지표여서 더 약해지면 비관적인 전망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핌코의 티파니 윌딩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산업생산 감소는 작년보다 미국 성장이 의미있게 하향조정 됐음을 확인하는 가장 최근 지표"라며 "중국의 성장 둔화, 무역 긴장 등을 볼 때 빠른 반등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배녹번글로벌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시장 전략가는 "분명한 메시지는 미국과 중국에서 나온 경제 지표가 모두 실망스러웠다는 것"이라면서 "현재 두 소년이 격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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